신형그랜저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연비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는 그랜저의 주행느낌 및 성능에 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지난번 포스팅때 사진이 많이 들어갔는데 사진편집하고 붙이느라고 시간을 많이 허비한 관계로 이번포스팅은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예전 그랜저를 타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랜저는 오랜 시간동안 4번의 풀모델체인지 그리고 그외 크고 작은 변화를 거쳤음에도 그랜저가 추구하는 대형세단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푹신한 뒷좌석승차감을 살리기 위해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셋팅했으며 실내공간을 크게 확보하여 우리나라에서 대형세단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철저히 반영했습니다. 신형그랜저도 기존 그랜저시리즈의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신형그랜저는 아시다시피 V6 3.0L GDI엔진이 적용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GDI엔진은 기존엔진과 달리 실린더에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기존 인젝터 방식에 비해 압축비를 높일수 있어 출력과 연비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형그랜저 주행하면서 느낀 소감을 본격적으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소음과 정숙성


냉간시 시동걸때는 의외로 엔진소음이 적지않게 유입됩니다. 일전에 쏘나타 2.4GDI 모델을 시승했을당시 초기시동시 소음이 생각외로 커서 약간 놀랬었는데요. 그랜저에 적용된 3.0GDI엔진의 경우 2.4GDI 엔진만큼은 아니지만 의외로 엔진음이 큰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GDI엔진특성상 이부분은 정상입니다.


직분사엔진은 대체로 연소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압축비가 기존엔진보다 높은데 압축비가 높으면 연소실내의 폭발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엔진소음도 커지게 됩니다. 이건 비단 현대자동차 GDI엔진 뿐만아니라 경쟁차종인 알페온 그리고 GM의 럭셔리브랜드인 캐딜락CTS도 마찬가지입니다.


냉간시에는 소음이 적지않게 유입되지만 엔진온도가 올라가면 서서히 조용해집니다. 그리고 통상주행시에는 엔진음이 조용해 운전자의 귀에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4000-5000rpm이상 고회전시에는 엔진사운드가 은근히 크게 유입됩니다.     


그랜저HG를 타면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노면소음입니다. 사실 이전모델인 그랜저TG나 그랜저XG도 노면소음이 적었지만 그랜저HG는 노면소음이 이들 차량보다 더 적게 유입됩니다.


고속도로를 주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를 주행할때에는 노면에 마찰되는 타이어소음이 아스팔트노면보다 크게 들리는데 신형그랜저는 그러한 노면소음이 꽤 많이 걸러집니다.


제 생각에는 방음도 방음이지만 그랜저라는 차급에 맞는 적절한 타이어를 셋업한것도 한몫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랜저HG에 적용되는 타이어가 벤투스S1노블인데 이 타이어 특성이 조용하면서도 마른노면 그립력이 의외로 괜찮았었습니다.



고속주행시 풍절음도 적게 유입됩니다만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된 알페온보다 더 조용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전반적인 주행느낌 및 시트포지션


시트포지션은 이전모델인 그랜저TG보다는 약간 낮습니다. 그리고 그랜저TG는 운전석에 앉을때 전체적으로 쾌적하고 평평하며 약간 붕뜬 느낌인데 그랜저HG는 차체에 약간 파뭍히는 느낌 그리고 운전석공간이 운전자를 감싸는 듯했습니다. 역동적이고 펀투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젊은 드라이버의 취향을 그랜저HG에는 적지않게 반영이 된듯 싶습니다.


다만 운전석시야가 의외로 많이 갑갑한 느낌이 드는데 신형그랜저 디자인이 워낙 역동적이어서 윈드쉴드 각도가 완만하기 때문에 운전시 갑갑하다는 느낌은 감안해야 됩니다. 


시트의 경우에도 그랜저TG는 대체로 평평하고 편안합니다. 그래서인지 좌우 슬라럼시에 시트버킷이 없어 몸을 등받이에 지탱하기 힘들었는데 그랜저HG는 버킷이 적당히 튀어나와 있어서 슬라럼할때 비교적 몸을 잘 잡아주었습니다.


엑셀레이터 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이 예전 현대차와 다르게 많이 리니어해졌습니다. 이전모델인 그랜저TG만 해도 엑셀레이터 페달이 초기에 몰려있어서 시내주행이나 정속주행시 약간 피곤했는데 그랜저HG는 전체적으로 골고루 분배되어 있어서 한결 주행이 편했습니다.


핸들링


현대자동차가 최근 연비를 높이기 위해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MDPS)를 소형차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중대형차로 확대적용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신형그랜저도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방식이 아닌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아반떼HD나 i30을 업무용으로 렌트해서 자주 타보았기 때문에 MDPS를 자연스럽게 적지않게 접할수 있었는데요. 이때 적용된 MDPS의 경우 위화감 있는 핸들링 그리고 급한 핸들조작시 순간적으로 핸들이 잠기는 듯한 느낌(정확히 말하면 잠기는건 아니고 잠기는 느낌이 날정도로 무거워집니다)때문에 그리 좋은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하반기에 시승했었던 YF쏘나타 2.4GDI의 경우 그런단점이 상당부분 개선되었으며 이번에 시승한 그랜저HG에도 그런단점은 없었습니다. 정지상태에서 핸들을 좌우로 연속으로 돌려도 특별히 무거워진다는 느낌도 없었구요. 파워스티어링 어시스트량도 이전MDPS보다 폭넓게 셋팅한듯 합니다.


혹시나 해서 스티어링휠 전동모터가 스티어링 샤프트가 아닌 드라이브샤프트에 전동모터가 붙은 R-EPS방식으로 바뀌었나 생각해서 내부를 들여다 보았는데 기존 C-EPS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그랜저HG핸들링 느낌은 무난했습니다. 핸들링이 특별히 빠르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둔하지도 않았습니다. 핸들링이 너무 민감하면 서킷이나 와인딩주행시에는 좋지만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그리 편안하지 않으며 반대로 핸들링이 둔해지면 편안하게 주행할수는 있지만 펀투드라이빙 요소는 반감됩니다. 현대자동차가  그랜저라는 대형차 특성에 맞게 적절히 핸들링을 잘 맞춘듯 싶습니다.


승차감과 코너링 그리고 고속주행안전성




그랜저HG중 제일 칭찬하고 싶은게 바로 서스펜션입니다. 사실 이전 그랜저TG만 하더라도 요철구간 지날때 승차감이 좀 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신형그랜저는 승차감이 튀는게 그랜저TG보다 적어졌습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대체로 쇼바의 감쇄력에 비해 스프링 레이트가 딱딱한 셋팅입니다. 특히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 차량이 기아 K7인데 K7 초기에 나온 모델의 경우 과속방지턱 넘을때나 요철구간 지날때 승차감이 직설적이다 라고 생각될정도로 의외로 승차감이 튀었습니다. 이런특징 때문에 K7의 경우 와인딩 주행에는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승차감 자체는 약간 손해본 케이스입니다.


그랜저HG의 승차감은 부드럽습니다. 오히려 이전모델인 그랜저TG비교시 서스펜션 감쇄력은 조금더 부드럽지만 서스펜션 스트로크는 좀더 짧아진 느낌입니다. 과속방지턱 넘을때나 좌우로 슬라럼할때 이전모델인 그랜저TG보다 덜 출렁거렸습니다.


코너링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서스펜션이 부드럽지만 그렇다고 급격한 코너링에서 차가 한쪽으로 확 기울어지지 않았는데 제가 생각한 바로는 서스펜션은 부드럽게 셋팅하면서도 서스펜션 좌우에 연결되는 스테빌라이저의 두께가 꽤 굵은게 장착된듯 싶었습니다.  


고속안전성도 이전모델인 그랜저TG보다 점진적으로 좋아졌습니다. 적어도 그랜저TG처럼 일정 고속주행 이상에서 마치 비행기 이륙하는 불안함은 그랜저HG에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벤츠처럼 땅에 쫙붙는 고속주행안전성은 아닙니다.


동력성능과 액티브에코


동력성능은 3.0L 270마력이라는 수치에 걸맞게 나갑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을때 가속력은 폭발적이라기 보다는 매끄럽게 치고나가는 편이었는데요. 경쟁모델인 알페온에 비해 출력이 더높고 무게가 가벼워서 그런지 묵직한 느낌이 많이 느껴지는 알페온에 비해 가볍고 발랄하게 움직여줍니다.


대구에서 서울 올라올때 여주분기점에서 북여주IC까지 고속주행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200km/h까지는 쭉 나가줍니다. 그 이후부터 가속력이 둔화되지만 그래도 끈기있게 가속되었는데요. 제가 내본 최고속도는 계기판으로 225km/h까지 나가주었습니다. 얼마전 다른시승기에서는 220km/h에서 리밋걸린다고 했는데 제가 탄 시승차는 225km/h까지 특별히 리밋걸렸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달린구간이 내리막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탄 시승차량만 리밋이 풀린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에어컨과 변속기 엔진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연비를 극대화한 액티브에코 모드를 활성화할때 비활성화할때 딱히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처음 기아 쏘렌토R에 소개되었던 액티브에코의 경우 시속140km/h이상 가속되지 않도록 제어했었는데 그랜저HG는 그런건 없었습니다.


다만 시내주행에서 가속해야하거나 가파른 언덕주행시 액티브에코를 활성화할때 가능하면 낮은기어에 물린 상태에서 다운쉬프트 최대한 억제하는데 액티브에코를 비활성화 할때는 다운쉬프트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엑셀레이터 페달 끝까지 밟은상태는 그러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 좋은데 조수석 사이드미러 사각이 큰것이 흠


전반적으로 그랜저HG는 이전모델인 그랜저TG에 비해 한두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특히 현대차에서 크게 지적되었던 고속주행안전성이 좋아진점은 칭찬받아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주행할때 한가지 아쉬운점도 있었습니다. 그랜드 글라이드 컨셉 디자인 대문인지 몰라도 사이드미러 사각 특히 조수석 사이드미러 사각이 의외로 큰편이었습니다. 그랜저HG사이드미러가 아래쪽보다 위쪽이 긴편인데 만일 반대로 디자인했으면 사이드미러 사각으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을겁니다.


몇몇수입차에서는 오목, 혹은 볼록미러를 붙여서 사이드미러 사각을 해결했는데 그랜저HG 이어모델에서는 사이드미러 사각을 해결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시승차만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간혹 핸들을 좌측으로 꺾을때 스티어링휠에서 약간의 규칙적인 진동이 느껴집니다.


이번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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