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전후 국내 판매된 중형차 모델은 현대 EF 쏘나타, 기아 옵티마, 대우 매그너스 그리고 르노삼성 1세대 SM5입니다.

 

이 당시 EF 쏘나타가 147마력, 매그너스가 148마력, 옵티마가 149마력으로 표기했는데요. 제 기억으로는 2003년 이후 출력 측정방식이 그로스에서 네트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이들 중형차에 탑재된 엔진 최고출력이 130-133마력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파워트레인 최고출력 수치 등을 중시했던 시대여서 그런지 당시 자동차 커뮤니티의 주제는 가속력이었습니다. 누가 더 빠른지 겨루는 드래그 레이스를 통해 빠름과 느림을 확인 후 커뮤니티에 결과 올라오면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죠.

 

제가 예전에 같은 구간에서 2013년형 YF 쏘나타 그리고 2014년형 LF 쏘나타를 시승하면서 동일한 구간에서 가속력을 측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차량은 누우 2.0 CVV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해 사실상 동일한 파워트레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하자면 두 차량 모두 최상위 트림에 썬루프까지 포함한 풀옵 모델입니다.

 

파워트레인은 동일하지만 LF 쏘나타가 YF 쏘나타보다 약 70kg가량 더 무겁고 최고출력 또한 YF 쏘나타는 172마력, LF 쏘나타는 168마력으로 4마력 더 낮습니다. 제원상으로 따지면 LF 쏘나타가 느려야 하는게 맞긴 합니다.

 

여기에 과거 모 자동차 전문지에서 LF 쏘나타 가속력 측정 수치가 느리게 측정된 사실을 공개해 이를 믿는 네티즌 중심으로 LF 쏘나타는 심장병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공감가지 않았는데요.

 

두 차량을 동일한 구간에서 가속력 측정한 영상을 보니 LF 쏘나타가 더 무겁고 최고출력이 낮음에도 가속력은 오히려 더 빨랐습니다. 시속 100km/h 이후 가속력을 비교해보면 LF 쏘나타가 조금 더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겁니다.

 

현대차 페이퍼스펙은 낮추었지만 실질적인 가속력은 더 빨라졌다?


 

비단 이것은 쏘나타 뿐만 아니라 아반떼 AD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아반떼 AD 그리고 구형 모델인 아반떼 MD 1.6L 가솔림 모델끼리 가속력 비교시 수동이든 오토든 아반떼 ADMD보다 조금 더 빠르다고 합니다.

 

아반떼의 경우 MD시절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kg.m입니다. 반면 현재 판매되는 아반떼 AD는 최고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kg.m로 마력과 토크 모두 떨어졌고, 공차중량도 조금 더 무거워졌습니다.

 

그럼에도 두 차량 가속력 비교해보면 ADMD보다 오히려 더 빠르다고 합니다. 현대차가 뻥마력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실제 출력은 더 높지만 페이퍼스펙은 일부러 낮춘 걸까요?

 

저 개인적인 생각은 엔진 출력보다는 주행하면서 받게 되는 저항을 MD보다 더 줄였다고 생각됩니다. 공기저항계수, 타이어 구름저항 등을 줄이고 동력 전달하는 부품과 베어링류 들의 마찰계수를 줄이고 내부 부품을 간소화해 동력 손실을 근본적으로 줄였다고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구매시 연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수치의 중요성이 과거보다는 희석되었는데요. 아직도 일부 네티즌들은 현대차 출력이 낮아진 것은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라고 믿는 분들이 있으시더군요.

 

페이퍼 스펙 너무 맹신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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