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기억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신형 그랜저 사전계약 대수가 하루 만에 무려 17294대를 기록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신기록 수준인데요.

 

이전 YF쏘나타가 사전계약시작 첫날 1827대 계약 대수를 기록했고, 사전계약이 없었던 현대차 트라제XG15342대를 계약했는데 두 모델의 하루 계약 건수를 신형 그랜저가 가뿐히 넘겨 신기록을 기록한 셈이죠.

 

그랜저의 사전계약 대수 신기록은 아주 대단한 겁니다. 그것도 그랜저는 풀모델체인지가 아닌 부분변경 모델입니다. 여기에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는 자동차시장 특성상 세단 모델인 그랜저의 사전계약 대수 기록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 볼 수 있죠.

 

그리고 40대 이하 젊은 사람들이 사전계약 첫날에 많이 신청했다고 합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연령층은 40대 이상 소득 수준이 중산층 이상 되는 중장년층이 많이 구매했던 그랜저가 지금 구매할 여력만 된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탈 수 있는 라지 패밀리 세단 모델이 됐죠.

 

그런데 사전계약자 젊은층 비중이 많이 높아진건 자동차메이커들의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층들이 처음에 차를 구매할때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차를 구매 가능한 할부 등 대출상품을 내세우고 있죠.

 

중장년층보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젊은층의 경우 자신이 보유한 경제력 대비 비싼 차를 사려면 대출 등의 금융거래가 필요한데요. 만약 이러한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 카푸어로 전락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카푸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자신이 가진 자산대비 자동차 구매비용 혹은 유지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다른 지출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생활이 궁핍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특히 유예 + 저리금리 등의 대출상품으로 낮은 금액으로도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심리에 혹한 20~30대 젊은층이 수입차 또는 고급 국산차를 할부 등의 대출상품을 이용해 고가의 국산차와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는데요.

 

문제는 차를 구매 후 매달 내는 할부 또는 리스료 그리고 기름값과 소모품 교체비용 등의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차를 되팔거나 압류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연봉이 높아도 구매하기가 선뜻 힘든 수입차 국산 고급차를 소유했다가 카푸어로 전락한 분들이 많은 현실에서 고급 대형차 또는 수입차를 소유한 젊은 사람 = 카푸어라는 선입견에 빠지기 쉬운데요.

 

사실 카푸어는 수입과 자산 규모가 사람마다 달라서 단순히 젊은 사람이 비싼차 탄다고 해서 카푸어라고 정의 내릴 수는 없습니다. 부잣집 출신이고 아직 직업이 없는 젊은 사람이면 부모가 차를 대신 구매해주거나 유지비를 보태준다면 그랜저를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겠죠.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소형차 또는 준중형차였던 엑셀 엘란트라 등이 가장 많이 판매됐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중형차인 쏘나타 그리고 준중형차 아반떼 등이 국민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모델이 되더니 2011년 그랜저HG가 출시된 이후 새로운 역사를 기록합니다.

 

바로 20113, 4, 5월 국산차 월별 판매량 1위 타이틀을 그랜저가 차지한 겁니다. 이전에는 아반떼, 쏘나타, 포터 그리고 기아차의 경차 모닝이 번갈아 월별 판매량 1위를 차지했었는데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그랜저의 높은 판매실적은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돈만 있으면 그랜저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러한 그랜저의 높은 판매량은 더욱더 크고 고급스러운 자동차를 원하는 젊은 운전자들의 구매심리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 또한 그랜저의 높은 판매량을 뒷받침한 게 젊은층의 구매력에 있다고 인정하고 있는데요. 현재 사전계약 진행 중인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사전계약 신기록 또한 젊은층의 사전계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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