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울은 어느 세그먼트로 분류해야 될까요? 박스카? 소형 SUV? 아니면 그냥 이도저도 아닌 자동차?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기아 쏘울은 쌍용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와 같은 소형 SUV로 분류되는 것이 맞는다고 봅니다. KX3 라는 소형 SUV 모델이 따로 있지만 중국 전용 모델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SUV 유행이 한창입니다. 그 중에서도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작고 가격이 저렴한 소형 SUV 모델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첫차를 구매할 때 배기량 1.6L 이하 소형차, 준중형차 혹은 경차를 선택하는 비율이 많았지만 소형 SUV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첫차를 소형 SUV를 구매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소형 SUV는 소형차 대비 차체가 크지 않으면서도 전고가 높아 전방시야 확보가 잘 되어 운전하기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소형차보다 공간이 넓어 공간활용성이 높습니다. 또한 최저지상고가 경차, 소형차 등과 비교해서 약 1-2cm 더 높아 과속방지턱이나 가파른 경사구간 그리고 비포장도로 주행할 때 바닥이 긁힐 확률이 낮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올해 쌍용이 소형 SUV 티볼리를 올해 1월 출시하면서 경쟁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소형 SUV 비율을 높인 기폭제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연비가 뛰어난 티볼리 디젤에 이어 트랙스 또한 조만간 가솔린 이외에 디젤 모델을 출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쌍용 티볼리가 소형 SUV 그룹 아이돌의 센터 역할을 하고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가 티볼리를 보좌하거나 티볼리가 잠시 센터 자리에서 내려갈 때 번갈아 센터를 맡았던 역할을 했지만 기아 쏘울은 거의 주목 받지 못하고 구석에서 춤추는 역할을 한 들러리 같은? 존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기아 차는 2014년 한 해 국내에서 올 뉴 쏘울 2만대를 판매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제 판매량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4,000대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렇다면 쏘울판매량이 크게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엄밀히 말해서 상품성이나 가격적인 측면에서 올 뉴 쏘울은 절대 경쟁모델보다 꿀리지 않습니다. 올 뉴 쏘울 시승소감을 간단히 써본다면 초고장력강판을 대폭 확대 적용한 덕분인지 1세대 쏘울과 비교해서 주행안전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정숙성도 좋아졌습니다.

 

저는 1.6L 가솔린 모델을 시승했었는데 18인치 알로이휠과 235/45/18 사이즈의 타이어가 탑재된 노블레스 트림 올 뉴 쏘울의 경우 힘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올 뉴 쏘울의 공차중량이 1.3톤에 달하고 무겁고 큰 18인치 휠 타이어가 구름저항을 증가시키기 때문이지요. 경쟁모델인 티볼리, 트랙스 등과 비교해서 타이어 접지면적과 사이즈가 가장 큽니다.

 

공차중량이 가볍고 공기저항이 적은 세단 모델인 아반떼, K3 등과 비교해서 올 뉴 쏘울의 6단 자동변속기 기어비가 크고 각 단 간격이 좁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시속 100km/h 주행 시 약 2,500rpm을 유지하며 아반떼 K3 등과 비교 시 약 500rpm 더 높습니다. 보통 기어비를 크게 설계하면 힘도 좋아야 하지만 공기저항이 큰 박스형 디자인 그리고 무거운 공차중량 때문에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크게 받습니다.

 

힘이 부족하니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는 빈도가 잦아지고 결론적으로 이것은 연비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올 뉴 쏘울 가솔린 모델은 부드럽고 조용하지만 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강한 동력성능과 낮은 rpm에서 꾸준히 유지되는 힘을 원하신다면 쏘울 디젤이 낫다고 봅니다. 얼마 전 유로 6 엔진으로 변경 출력과 토크가 소폭 상승하고 6단 자동변속기 대신 효율성이 좋은 7단 DCT가 적용되어 공인연비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진동과 소음 때문에 디젤 엔진을 선택하기 싫다면 18인치 휠 타이어가 탑재된 상위 트림보다는 16, 17인치 휠 타이어가 탑재된 하위트림을 선택하거나 18인치 휠 타이어를 16, 17인치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모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올 뉴 쏘울 소유한 오너가 18인치 휠, 타이어를 16인치 휠, 타이어로 교체 후 크게 만족한다는 소감을 밝혔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판매가 부진 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쌍용 티볼리 가솔린 모델 또한 힘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티볼리의 경우 올 뉴 쏘울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한 변속 히스테리 현상 때문에 가파른 언덕길 등지에서는 수동모드를 적극적으로 써야 할 정도였습니다.

 

트랙스, QM3를 겨냥한 판매전략을 수립했어야 했다.

 

 

 

처음 올 뉴 쏘울 출시할 때 기아 차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패션카라는 점을 강조해 개성이 강한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크나큰 함정이 있었습니다.


쉐보레 트랙스, 쌍용 티볼리 르노삼성 QM3는 출시하면서 소형 SUV, 혹은 세단과 SUV 장점이 결합된 크로스오버 모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거나 안전과 성능 그리고 연비 등을 먼저 어필하고 이후 각 모델들의 특별한 편의사양을 소개했지만 올 뉴 쏘울은 반대로 화려한,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그리고 편의사양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자동차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성능과 안전 연비 공간활용성에 대한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이는 해당 모델들의 자동차 카다로그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모델과 다르게 쏘울의 카다로그는 컬러가 화려하고 쏘울의 화려한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자동차의 기본 정보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글을 보셨다면 쉐보레 트랙스 또한 국내에서 판매량이 월별 1,000대를 넘은 적이 많지 않을 정도로 판매량만 따지면 크게 성공한 모델은 아니지만 쉐보레 트랙스는 현재 1.4L 가솔린 모델만 판매되었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젤 모델은 이제 막 사전계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트랙스는 출시 당시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서 가격 논란이 이슈가 되었음에도 현재 쏘울보다는 판매량이 월등합니다.

 

기아차는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려는 목적으로 자동차 기본적인 구성요소 등을 등한시하고 화려한 인, 익스테리어만 부각시킨 마케팅을 지금이라도 바꿔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비싸게 구매하는 물건이니 때문에 현금보유량이 많지 않은 이상 신중하게 구매할 품목입니다. 실제로 디자인에 혹해서 무작정 구매했다고 막상 구매 후 불편해서 다시 중고로 되파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높은 상품성을 갖추었음에도 판매량이 경쟁 모델보다 크게 떨어지는 기아 올 뉴 쏘울 요즘 현대기아차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내년 연식변경 모델 출시할 때 쏘울 마케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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