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랜서 에볼루션 파이널 에디션 생산 과정 및 고객에게 신차를 전달하는 영상 그리고 파이널 에디션에 관해 포스팅한 적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1,000대 미국에서 1,600대만 주문 받은 뒤 랜서 에볼루션은 완전히 단종됩니다.

 

사실 엄밀히 말해서 현재 파이널 에디션 생산 중인 랜서 에볼루션은 랜서 에볼루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우려 먹은 사골 모델이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습니다. 사골이라고 해서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2007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 없이 쭉 생산되고 있으니 사골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참고로 랜서 에볼루션 1세대부터 9세대까지 생산 기간은 짧게는 1년 길어야 3년 정도입니다.

 

미쓰비시는 앞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주력하기 위해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 높은 평가를 받았던 랜서 에볼루션 등의 고성능 모델 라인업을 버린다고 합니다. 소수 매니아들 보다 다수의 일반인들을 목표로 성장하겠다는 계산인데요. 제가 볼 때 미쓰비시 자동차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고요? 현재 미쓰비시 대부분 자동차 모델들이 오래 전 개발한 모델이라 경쟁력이 떨어지고 일본 내수에서만 한정하고 있지만 닛산 푸가(인피니티 M 시리즈)를 OEM 납품 받아 생산 판매할 정도로 개발 여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미국 미쓰비시 홈페이지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국 시장에서 파는 미쓰비시 모델은 딸랑 6 모델에 불과합니다. 거기에 랜서 에볼루션은 곧 단종되고 전기차 모델인 아이미브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미쓰비시가 미국에 판매되는 모델은 고작 4 모델 뿐입니다.

 

거기에 랜서는 출시된 지 5년이 훌쩍 넘었고 경쟁 업체들이 연비와 성능을 개선한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랜서의 상품성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랜서가 미국 EPA 연비 기준으로 복합 29 MPG를 인증 받았는데 시빅, 아반떼 등 경쟁 모델들이 신모델 출시 및 상품성 개선으로 연비가 랜서보다 더 좋아졌으며 성능 또한 경쟁 모델과 비교해서 낮은 편입니다. 배기량 높은 2.4L 자연흡기 그리고 터보 엔진이 탑재된 랠리 아트 모델이 있지만 이들 모델은 연비가 좋지 않죠.

 

미라지는 연비가 높지만 최고출력이 80마력 채 되지 않는 등 나머지 상품성이 좋지 않고 그나마 아웃랜더가 미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지만 미국시장 기준으로 많이 팔아봐야 월별 1,000대를 약간 넘는 정도입니다. 현대 싼타페가 미국 시장에서 적게는 6,000대 많게는 10,000대를 훌쩍 넘어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초라하죠.

 

 

위 사진은 미국 현대차 홈페이지 모델 라인업 사진입니다. 한눈에 봐도 모델이 참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죠. 픽업트럭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군에서 현대차 모델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부정한 미쓰비시의 몰락 참 통쾌하다.

 

 

미쓰비시는 1,870년에 설립된 기업이며 일본의 대한제국 국권침탈 등 일제시대 때 일본에 군수물자를 납품하면서 성장한 기업입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때 위안부 그리고 강제징용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 또는 혹독한 노동을 강요 받았습니다.

 

그러한 미쓰비시가 한국전쟁 당시 전쟁물자를 팔아 그 돈으로 다시 크게 성장했던 그룹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차가 미쓰비시에서 기술을 배우고 라이센스 생산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미쓰비시가 한창 배부른 전성기 시절이기 때문에 가능했었다고 봅니다. 현대차 설립했던 같은 시기 신진자동차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토요타와 기술제휴로 상용차를 생산하다가 토요타에게 뒤통수 맞고 버려졌죠.

 

20년 전만 해도 현대차 소형차 라인업을 제외한 중형, 대형차 모델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미쓰비시의 시리우스 엔진 그리고 시그마 엔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쓰비시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현대차그룹은 훌륭하게 성장했습니다. 오히려 미쓰비시가 현대차 세타엔진 블록 라이센스 생산을 해야 할 정도로 운명이 뒤바뀐 건 1990년대 상상이나 했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명백한 역사적인 사실에 반성조차 않는 사실 비록 현대차가 처음 미쓰비시 밑에서 기술 제휴 등을 통해 미쓰비시의 자동차 제조기술을 토대로 꾸준히 독자 개발하여 미쓰비시를 크게 누르고 용이 된 현대차그룹의 성장에는 칭찬하고 싶습니다. 욕 먹을 건 먹어야 되고 잘못된 부분은 크게 질책해야 하지만 전범 기업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보단 그래도 국내 기업이 인정 받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는 흐뭇하겠죠.

 

다만 자동차 이외 다른분야 특히 중공업은 여전히 미쓰비시가 건재한 상태입니다. 미쓰비시 전기 또한 마찬가지구요. 레이저 컷팅 그리고 공장 자동차 분야는 미쓰비시가 경쟁력 있는 분야인데 이러한 분야도 국내 대기업들이 크게 격차를 벌려 눌러줬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가뜩이나 요즘 일본이 역사, 위안부, 강제징용 부정은 물론 북한을 우리나라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심술만 부리고 있으니 참......

 

 

 

위 영상은 미쓰비시에서 공개한 랜서 에볼루션 파이널 에디션 공장에서 제작하는 단계부터 고객에게 인도되는 과정까지 영상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홍보 영상이긴 하지만 랜서 에볼루션 역사를 마감하는 파이널 에디션이라는 상징성을 있는 모델이어서 그런지 조립 과정이 자세히 나오고 있네요. 자동차 조립 과정에 관심 있으시면 꼭 위 영상 재생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쓰비시는 고성능 탑 퍼포먼스 모델 랜서 에볼루션의 마지막 한정판 모델인 랜서 에볼루션 파이널 에디션을 4월 10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받아 8월에 양산 모델을 고객들에게 인도하고 있습니다. 파이널 에디션은 BBS에서 제작한 한정판 18인치 휠과 요코하마에서 제작한 UHP 타이어, 감쇄력이 더욱 강한 아이박 스프링과 빌스테인에서 가져온 단통식 쇽업 쇼버가 탑재되며 최고출력 또한 기존 295마력에서 313마력으로 상승하고 최대토크 또한 43.7kg.m으로 기존 랜서 에볼루션보다 대폭 상승했습니다.

 

 

 

이 파이널 에디션을 끝으로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1992년 혜성처럼 등장하여 고성능 스포츠카 그리고 수퍼카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랜서 에볼루션 하지만 랜서 에볼루션은 정상적인 사이클이 적용 되었다면 오래 전 단종 되었어야 하는 모델입니다.

 

랜서 에볼루션은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세대부터 9세대 까지 1-2년 간격으로 신모델이 출시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10월 현행 10세대 랜서 에볼루션이 출시되었는데요. 10세대 랜서 에볼루션의 최고출력은 295마력 이며 2007년 당시만 해도 295마력 이라는 수치는 랜서 에볼루션 이라는 명성 다운 고출력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가 폭넓게 적용되면서 고성능 모델 뿐만 아니라 포드 토러스, 현대 쏘나타, 쉐보레 말리부 등 대중적인 세단에도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되면서 240-270마력 수준의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랜서 에볼루션의 상징성을 희석시키게 되었습니다. 물론 자동차는 단순히 직진가속력 하나로 판단하면 안되고 랜서 에볼루션은 서킷, 와인딩 로드에서 진가를 발휘 하지만 2007년 이후 8년 이라는 세월 동안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미쓰비시에게 있어 과거 유물인 랜서 에볼루션 파이널 에디션에 미쓰비시의 마지막 고성능 기술이 집약된 모델을 고객들에게 전해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미쓰비시는 오래 전부터 전기차를 필두로 친환경성을 내세워 성장을 일구겠다는 공언 했는데요. 그나마 랜서 에볼루션은 아니지만 랜서의 고성능 모델인 랜서 랠리아트 모델 단종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습니다. 랜서 랠리아트는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5kg.m에 달하기 때문에 랜서 에볼루션 단종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래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미쓰비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그런데 미쓰비시는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와 비교해서도 일본 우익 색깔이 확실하고 일제강점기 시절 근로정신대 및 강제 징용을 일삼은 추악한 과거가 있는 전범 이력이 강한 기업입니다. 얼마 전 미쓰비시는 이 문제로 다른 국가들에게 사과 했으면서도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죠. 아무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미쓰비시는 망해도 싼 그런 기업입니다.

 

그나마 한가지 통쾌한 것이 있다면 불과 20년 전만 해도 미쓰비시의 엔진과 변속기를 라이센스 생산하거나 수입해서 엘란트라 쏘나타 시리즈에 탑재 판매한 현대차가 지금은 미쓰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적으로 큰 성장을 했습니다. 오히려 2004년 월드 엔진으로 미쓰비시가 도리어 현대의 세타 엔진을 라이센스 생산하게 되었으니(블럭만 해당)개인적으로 현대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건 솔직히 통쾌하더군요.

 

 

무엇보다도 미국 자동차 판매량을 보면 톱 20위 안에 현대 엘란트라 또는 쏘나타가 대부분 들어가 있지만 미쓰비시는 한 모델도 없는 실정입니다. 또한 미국에 판매되는 제품 라인업 또한 현대와 비교해서 미쓰비시는 상당히 초라한 수준이죠. 승용차 기준으로 아이미브, 미라지, 랜서 정도만 판매됩니다. 주력 모델인 랜서만 해도 2007년 출시 후 지금까지 그대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반면 현대 아반떼는 2010년 출시 후 2015년 신모델을 다시 출시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내년에 출시 예정입니다.

 

제품 개발 사이클만 보면 현대가 미쓰비시보다 훨씬 더 앞서고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미쓰비시와 현대의 운명이 이렇게 바뀔 줄 상상조차 했을까요? 과거 미쓰비시의 회유와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독자 개발하여 미쓰비시를 능가한 건 칭찬할 만하다고 봅니다.

 

미쓰비시가 계획대로 전기차 등을 내세워 다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초라하게 명맥만 이어가다가 더욱 몰락할까요? 제가 점쟁이가 아니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시선으로는 미쓰비시가 이대로 성장 하지 않고 몰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과응보라고 할까요?

 

생각해 보니 미쓰비시는 1996년 일가족이 사망하여 문제가 된 브레이크 결함을 계속 은폐하다가 결국 들통나게 되면서 약 63만대의 자동차를 리콜 하면서 위기에 봉착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최근 폭스바겐이 배기가스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과 비슷하게 미쓰비시는 자사의 브레이크 결함을 쉬쉬하다가 결국 들통나 미쓰비시라는 기업 이미지를 크게 추락시키며 결국 되돌아올 수 없는 몰락의 다리를 건넌 셈입니다. 대조적으로 토요타는 미국에서 붉어진 급발진 이슈 그리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큰 위기를 겪었음에도 현재 다시 크게 성장하는 거 보면 미쓰비시의 침체는 아이러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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