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기아자동차의 K5가 내수단일차종 1-2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2000cc 중형차시장에서 부동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현대 쏘나타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를 보셨을겁니다.
상품 브랜드명으로 분류하면 엄밀히 말해서 K5가 1위가 아니라 2위입니다. 왜냐하면 현대 쏘나타 시리즈의 경우 현재 많이 판매되고 있는 YF쏘나타 이외에 택시용으로 계속 공급되는 기존 NF쏘나타 판매량까지 합쳤기 때문입니다. 6월 전체 쏘나타 판매량이 11282대입니다만 NF쏘나타 판매량 1325대를 빼면 YF쏘나타 판매량은 9957대를 판매한 셈입니다.
만약 기아차의 K5가 새로운 상품 브랜드명인 K5를 쓰지 않고 로체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다면 단일차종에 이어 상품 브랜드명까지 1위를 먹었을겁니다. 6월 한달에 판매된 로체는 1141대입니다.
K5가 6월 판매량에서 10673대를 판매했으니 YF쏘나타대비 716대를 더 많이 판매한 것입니다.
2000cc 중형차부문에서 기아자동차가 1위를 한 경우가 아마 90년대 중 후반에 현대 쏘나타 시리즈와 경쟁했었던 크레도스 이후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크레도스 이후 2000cc 중형차는 줄곧 현대 쏘나타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다가 2000년대 초반 높은 내구성과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앞세운 1세대 SM5에게 잠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후로 계속 현대 쏘나타 시리즈가 2000cc부문 최강자로 군림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2000cc중형차부문 영원한 베스트셀러였던 현대 YF쏘나타가 기아 K5에게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준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K5가 1위를 차지한데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기아의 적극적인 마케팅, 새로 출시되는 신차효과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의 중형차 모델인 YF쏘나타에 가장 큰 문제가 있어 중형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대거 기아 K5로 옮겨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제가 왜 K5 1위를 한 이유가 YF쏘나타 때문이다. 라고 단정지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K5가 출시하기전 YF쏘나타에 세가지 문제점이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번째는 K5와 YF쏘나타간의 디자인 차이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YF쏘나타는 플루딕 스컬프쳐라는 컨셉을 적용하여 철저히 곡선위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YF쏘나타는 물방울 모양에 가까운 유선형 디자인으로 매끈하고 날렵하였지만 전면과 후면 디자인이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지 않았습니다.
YF쏘나타가 처음 나올때 대다수 국산차들이 전면부와 후면부 디자인이 직선위주로 디자인되어 있었습니다. YF쏘나타 이전모델인 NF쏘나타도 그러했구요. YF쏘나타는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파격적이고 낯선 디자인입니다.
그러나 기아자동차의 신차 K5는 YF쏘나타에 비하면 직선적이고 강한 디자인입니다. 두 차량을 보시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다수 전 후면부에 직선이 가미되어 있는 K5를 더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번째는 YF쏘나타의 차량 컨셉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통용되던 쏘나타의 이미지는 넓고 안락하며 운전하기 편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운전자뿐만 아니라 동승자도 편안하게 탈수 있는 전형적인 패밀리카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패밀리카 이미지를 가진 쏘나타의 특성상 실내공간이 넓고 쾌적해야 합니다. 정숙성도 뛰어나야겠죠. 그래서 역대 쏘나타 모델들을 보면 전형적인 세단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모델인 NF쏘나타의 경우 이러한 쏘나타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모델로 넓고 시트가 크고 편안했으며 특히 시트쿠션이 두꺼워 승차감도 좋았습니다. 정숙성도 좋았구요.
그러나 YF쏘나타는 이러한 패밀리카 컨셉보다는 스포츠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차량입니다.
YF쏘나타와 NF쏘나타 두대를 나란히 세우고 비교해보면 YF쏘나타는 매끈하고 날렵합니다. 또한 전고가 낮은 편이죠. 어떻게 보면 미래지향적인 세단이라고 볼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날렵해진 디자인으로 인해 실내공간 특히 헤드룸이 좁아졌습니다. 아마 YF쏘나타와 NF쏘나타를 번갈아 타보시면 알겠지만 헤드룸은 YF쏘나타가 훨씬 좁습니다.
시트포지션 또한 YF쏘나타는 시트포지션이 낮은 편이며 시트쿠션 또한 부족한 편입니다. 특히 뒷좌석의 경우 키가 180cm이상 되는 사람이 오랜시간 탑승하면 불편하다는 반응들이 적지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YF쏘나타가 스포츠성능이 부각된 차량이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예전에 YF쏘나타를 NewSM5와 번갈아 비교시승 해보았는데 코너를 돌때 전체적인 롤링은 이전NF쏘나타보다 약간 줄어들었지만 고속주행안전성 면에서는 오히려 NF쏘나타보다 떨어집니다. 또한 스티어링휠 반응도 특출나게 빠르다는 느낌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YF쏘나타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모호한 차량입니다. 반면에 비교시승한 NewSM5는 철저한 패밀리카 컨셉지향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000cc 중형차 시장에서 K5의 돌풍이 두드러졌음에도 NewSM5는 고정수요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오히려 전월보다 판매량이 소폭 상승하였습니다)
K5는 잠깐 시승해서 K5의 모든것을 다 알지는 못했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K5가 YF쏘나타보다 패밀리세단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특히 K5는 시트가 편해진게 눈에 띄는데요. 일단 쿠션이 두꺼워지고 운전석과 조수석의 경우 YF쏘나타보다 시트가 한층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입니다.
그리고 K5는 출시하기전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토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 NewSM5등과 비교시승을 기획하여 마케팅에 활용한것도 K5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따라서 YF쏘나타를 구입할 예정이었던 소비자들이 기아 K5가 나오자마자 K5를 대거 구입한걸로 생각됩니다.
세번째는 YF쏘나타의 단점과 오류를 바로잡은 뒤 K5를 출시했습니다.
YF쏘나타의 경우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던 차량이었습니다. 그다지 편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딱히 스포츠성능이 부각된것도 아니었으며 스티어링휠을 급격히 돌릴때 순간적으로 잠기는 현상도 나타나는등 여러 단점이 노출되었던 모델입니다.
무엇보다도 준중형차량에도 적용된 텔레스코픽스티어링휠이 YF쏘나타 2.4L 풀옵션에도 적용되지 않았었죠(2011년형 YF쏘나타에는 기본형부터 적용되었습니다)
K5는 위의 자잘한 단점들을 대부분 보완했습니다. YF쏘나타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부품도 상당부분 공유하지만 YF쏘나타의 선출시로 노출된 약점을 기아자동차에서 알고 보완한걸로 생각됩니다.
얼마전 K5 시승기에서도 언급했지만 YF쏘나타에 없었던 옵션이 추가된 점 그리고 정숙성 향상을 위해 휀더에 방음용 부직포를 추가한 점등은 K5의 상품성을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K5는 YF쏘나타보다 상품성이 높아졌으며 설령 다음에 YF쏘나타에게 밀려 2위를 기록한다고 해도 과거 로체처럼 5000대 이하로 판매량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여집니다.
기아자동차는 스포츠성과 개성적인 디자인이 부각되지만 항상 상품성이 현대차보다 떨어졌었고 특히 조립품질이 좋지 않은것이 사실입니다. K5가 이러한 기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타파할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최근 기아자동차 파업 소식때문에 잘나가는 기아K5의 질주에 찬물을 끼얹는거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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