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가 참 핫하네요. 지금 계약하면 최대 1년 기다려야 한답니다. 차체는 싼타페보다 훨씬 크면서도 가격은 싼타페 대비 그리 비싸지 않으니 싼타페 등 중형급 SUV를 구매할 예정이거나 G4 렉스턴 등 쌍용차 구매예정자들도 팰리세이드가 혹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최근 팰리세이드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어 논란이 된다고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비를 맞은 상태에서 물이 유입되는 것이 아닌 세차장에서 세차하는 과정에서 물이 유입된다는데요. 이 이슈가 커지면서 자동차 리뷰어 또는 유튜버 분들이 실험한 과정을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팰리세이드 누수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적게는 엔진룸 카울이나 엔진룸 일부부만 누수되는 경우도 있었고 많게는 배터리단자 엔진마운트 등 엔진룸 안쪽까지 물이 침투한 사진도 올라왔더군요.


그런데 팰리세이드 누수 실험한다고 올라온 자동차 리뷰어나 유튜버들의 영상들을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압수가 나오는 노즐 방향이 본넷 틈새로 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분사하면 팰리세이드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자동차 엔진룸에도 물이 유입됩니다. 


그럼 일부 독자분들은 “아니 본넷틈새를 고압수로 쏴도 엔진룸 안으로 새지 않도록 해야되지 않냐?”라고 반론을 제시할 수 있을 텐데요.






제가 볼 때 엔진룸에 물 유입되는건 대량의 물이 엔진룸 전체를 흠뻑 적시지 않는 이상 별 문제 없다고 생각됩니다.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는 문제는 팰리세이드 뿐만 아닙니다. 현대기아차 다른 차종들을 보면 기아 올뉴쏘렌토도 생산 초기에 물이 유입됐었고 그 외에 아반떼 싼타페 등 적지 않은 모델에서 엔진룸 내부에 물이 유입되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누수된 차는 적지 않은데 정작 엔진룸에 물이 유입된 모델이 누수 때문에 주행중 차가 고장나거나 사고난 사례가 있었나요? 


전 그런 사례 못봤습니다.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면 차에 좋지 않다는 건 대부분 알고 계시지만 정확히 엔진룸에 유입된 물 때문에 엔진 어느 부품이 고장나는지는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과거에 엔진룸 물세척 영상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한번만 한게 아니고 지금도 엔진룸이 먼지 등으로 오염이 심하다 싶으면 가끔씩 의뢰해서 물세척 하는데요. 재차는 물세척 때문에 엔진에 트러블난적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까지만 보면 엔진룸에 물이 아무리 많이 유입되어도 안전한가? 라고 생각하시는 독자 분들이 있을겁니다. 대답은 물론 아닙니다.


엔진룸에 물이 유입될 때 물이 유입되어도 상관없는 부품과 유입되어서는 안될 부품이 있습니다. 아마 이건 정비사분들이 잘 아실텐데요. 저는 3가지 부품이 물과 접촉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에어필터, 두 번째는 배기매니폴드와 터빈, 그리고 세 번째는 배터리 단자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중에서 에어필터가 물과 직접 접촉하는건 가장 피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에어필터는 흡입한 공기의 먼지 등 이물질을 거르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에어필터가 물과 접촉하면 에어필터가 본래의 역할을 못합니다. 여기에 젖은 에어필터를 통과한 물이 흡기인테이크를 거쳐 연소실에 유입될 수도 있죠. 


그래서 엔진룸 물청소하거나 셀프세차시 외부로 돌출된 오픈형 에어필터 차량은 물을 차단하는 커버를 씌우는 등의 조치를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픈형 에어필터에 국한된 이야기고요. 순정차량은 보통 에어필터가 케이스안에 위치했기 때문에 외부에 수분이 유입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배기매니폴더나 터빈의 경우 뜨거운 배기가스 때문에 항상 고온에 직접 노출되는 부품입니다. 따라서 갑자기 차가운 물에 노출되면 부품이 변형되거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배터리 단자 또한 직접 수분에 노출되면 전기트러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위의 3가지 주의사항 모두 주행 상태에서 많은 물에 노출되는 경우인 케이스입니다. 시동끄고 충분히 열 식힌 상태에서 수분에 노출되면 별 문제 없습니다.


여기까지 본 일부 독자분들께서는 “자동차 정비지침서에 엔진룸 물청소 하지 말라고 명시됐는데 그럼 엔진이 수분과 접촉하면 문제있는거 아니냐?”라고 의문을 제기하실 겁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엔진룸 세척할 때 셀프세차장에서 쓰는 고압수는 압력이 매우 높습니다. 압력이 높은 고압수에 사람이 맞으면 사람이 다칠 정도니까요. 예를 들어 고압수를 뜨거운 배기매니폴드나 터빈 등에 직접 분사하면 터빈이나 매니폴드가 휘어지거나 깨지는 등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왁스의 경우 그 자체가 기름성분이기 때문에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아무래도 화재 등의 위험성이 있겠죠.


자동차메이커의 취급설명서 또는 정비지침서 내용들은 안전을 우선 고려해 보수적으로 작성합니다. 만에 하나 문제 생기면 자동차메이커 입장에서도 골치아프기 때문이죠. 솔직히 엔진룸 청소는 굳이 물로 세척하지 않아도 되긴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엔진부품은 이물질 유입되어도 정상적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따라서 팰리세이드 누수 이슈는 크게 문제될게 없다고 봅니다.


다만 엔진룸 물세척한다고 해서 고장날일도 별로 없다고 보고요. 물세척해도 별문제없는데 셀프세차 후 엔진룸에 물 조금 들어갔다고 크게 문제될건 아니라고 봅니다. 설령 물 조금 들어갔다고 해도 시동걸고 주행하면 고온의 엔진열기 때문에 금발 마릅니다.



물론 팰리세이드 누수 때문에 현대차에 대한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합니다. 과거 올뉴쏘렌토 출시될 때에도 비슷한 이슈가 있었는데 팰리세이드도 출시할 때 올뉴쏘렌토 이슈를 거울삼아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신경써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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