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태로 인해 폭스바겐 코리아 그리고 환경부와 국토부 등 정부 부처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환경부와 국토부에서는 폭스바겐의 리콜 조치가 미흡하다고 폭스바겐이 제출한 리콜계획서를 계속 반려하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하는 벤츠 S350d 모델이 7단 자동변속기에서 9단 자동변속기로 변경된 걸 모르고 지난 1-2월 판매하다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뒤늦게 이를 알고 국토부와 환경부에 이를 신고 후 자진해서 판매를 중지했습니다. 그리고 국토부는 지난 2월29일부로 벤츠 S350d 모델에 대한 판매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이전보다 더 개선된 변속기가 탑재되어 연비 등 효율성이 더 높아질 것인데 왜 애꿎은 벤츠코리아에 벌금을 부과하는가?”라며 반문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엄밀히 말해서 이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명백한 실수입니다. 대기환경보전법 그리고 소음진동관리법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경부는 1-2월 동안 판매된 S350d 98대 판매액의 1.5%를 벌금으로 책정해 1억6,8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억울하다고 생각되면 소송 등으로 항소해서 벌금액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국산차와 수입차를 판매할 때 정부로부터 어떻게 허가를 받고 자동차를 판매할까요? 과거에는 정부부처 산하 자동차성능연구소 등에서 검사 및 승인을 받고 출시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2003년부터 형식승인제도에서 자기인증제도로 변경


자동차와 관련된 법규는 모든 국가가 다 다릅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모든 자동차 법규가 다 다르죠. 그리고 자동차 업체가 자국 혹은 타국에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판매 전 해당 국가들이 내건 법규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국산차든 수입차든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국내 자동차법규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자동차관리법부터 대기환경보전법, 소음진동관리법, 등화관제법(현재는 폐지)등 적지 않은 법규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까지는 형식승인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자동차를 판매하기 전에 국토부나 환경부 산하 기관에서 충돌테스트, 연비, 소음, 배기가스 등의 검사를 받은 후 해당 차종이 국내 법규를 모두 충족했다면 정부에서 허가증을 작성해주고 완성차 업체는 비로소 자동차를 국내에 팔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식승인제도는 검사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신차를 출시해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여야될 완성차 업체들이 길어지는 검사기간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신차를 출시할 수 없어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한달에 여러 모델의 신차들이 쏟아지는 경우 이 제도는 검사를 받는 데까지 불필요한 시간이 더욱 증대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이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도 이 제도를 폐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반면 자기인증제도는 출시 전에 반드시 정부부처 산하 시험기관에서 인증 테스트를 받지 않고 완성차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모든 자동차법규를 만족한다는 시험인증서를 작성해서 정부에 제출하면 바로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원하는 날짜에 맞춰 신차를 발표할 수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검사를 한다고 하지만 국가의 관리·감독 없이 완성차 업체들이 작성한 서류만으로 국내 법규를 모두 충족시키는게 가능하냐? 라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안전공단 등 정부부처 산하 연구기관들은 신차출시 후 어느 정도 판매된 모델들을 대상으로 충돌테스트를 포함한 각종 시험테스트를 통해 국가 법령에 맞게 제작됐는지 검사하며 국가 법령에 어긋나거나 미흡한 항목 그리고 결함이 발견되면 바로 리콜조치를 시행합니다.


연말이 되면 국토부 교통안전공단에서 주최하는 올해 안전한 차 시상식을 개최하는데요. 시험테스트 받은 신차 중에서 가장 안전도가 높은 모델에 최우수상을 부여합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모델은 이걸 토대로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탑승자들의 안전도를 높아지는 걸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신차출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시 후 1년 만에 부분변경을 통해 디자인을 변경하거나 서스펜션, 서브프레임 등을 변경해 상품성을 높이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엔진과 변속기를 바꾸는 사례도 있는데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 스쿠프가 출시 1년 만에 연식변경을 통해 파워트레인을 변경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1990년 처음 출시할 때 엑셀과 엘란트라에 탑재한 오리온 엔진을 탑재했지만 가속력을 높이기 위해 최종감속비를 4.021에서 4.333으로 높였고 그것만으로 부족해 오리온 엔진보다 효율성이 크게 증대시킨 현대차 최초의 독자개발엔진 알파엔진을 탑재했습니다.


스쿠프를 출시한 시기는 자가인증제도가 아닌 형식승인제도이기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서는 같은 모델임에도 인증을 여러 번 했을 거라 짐작합니다.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S350d 변속기 변경사례는 개인적으로는 살짝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9단 변속기로 변경된 걸 나중에 알았다고 하는데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내부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사례는 사실 나와서는 안 되는 겁니다. 소비자들이 볼 때 벤츠는 자사가 파는 자동차의 정보조차 모르고 판매한 건가? 라고 의심이 들 수밖에 없죠.


그래도 뒤늦게나마 변속기가 변경된 걸 발견해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지하고 정부 부처에 신고해서 다행입니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S350d 변속기 항목이 빠져 있는 상황이고 연비 또한 이전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한 상태에서 인증 받은 연비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언제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S350d가 판매 재개될지 알 수 없지만 연비, 배기가스 측정결과가 나오면 인증서류를 검토 후 다시 판매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 관련 부처에서 예상하고 있습니다.


BMW M 시리즈, 메르세데스 AMG, 아우디 S, RS... 자동차에 관심 있다면 아 독일 3사 고성능 브랜드구나 라는 걸 대번 알 수 있습니다. 고성능 브랜드 역사 자체는 AMG가 가장 오래됐지만 처음부터 벤츠 산하는 아니었고 AMG가 벤츠로 완전히 종속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1990년 메르세데스-벤츠가 AMG 지분을 인수하면서 비로소 벤츠를 대표하는 고성능 브랜드가 됐죠.


벤츠와 다르게 BMW는 각종 레이스 대회에서 참여해 얻은 데이터를 자사의 레이스카 또는 고성능모델에 접목시키고자 1972년 5월 런칭했으며 이후 레이스카인 BMW CSL 3.0을 시작으로 1978년 M 시리즈 최초 양산형 모델 M1을 선보였습니다. 엔진룸을 시트 뒤쪽에 배치한 미드십 구조에 6기통 독립 스로틀... 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3kg.m의 힘을 내는 3.5L 가솔린 엔진은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M1의 성능은 엄청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M1을 시작으로 BMW는 자사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모델에 탑 퍼포먼스 모델 M 라인업을 추가합니다. 그리고 모터스포츠와 양산차 업계 통틀어 BMW 고성능 브랜드 M을 빼놓고 자동차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BMW M을 노골적으로 벤치마킹하는 현대 N



잘 아시다시피 현대차그룹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와 함께 고성능 브랜드 N을 런칭했습니다. BMW M이야 모터스포츠를 뜻하는 글자입니다만 현대 N은 남양연구소의 영문 첫글자 N을 따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대 N...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지만 제가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 현대 제네시스 등 현대기아차 신모델 런칭할 때 방문하고 현대기아차 R&D 모터쇼를 통해 남양연구소를 방문하면서 왜 N이라고 명명했는데 이해가 됩니다. 현대기아차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곳이 바로 남양연구소이기 때문이지요. 뿐만 아니고 현대차 측은 N이 레이스트랙을 의미한다고도 한다니 이름을 떠나서 N 이라는 고성능 브랜드를 믿어보려고 합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을 단순 말장난이 아니란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2014년부터 WRC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같은해 송도 스트릿 서킷에서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모터스포츠 붐을 조성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 약 30년 동안 BMW에서 근무하면서 BMW M 연구소장을 역임한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벨로스터를 미드십 레이스카로 개조한 RM15를 공개해 고성능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 N을 런칭하는 과정을 잘 보시면 BMW가 고성능 브랜드 M을 런칭한 흐름과 비슷하죠. BMW처럼 모터스포츠를 통해 경험을 쌓고 데이터를 얻고 더 좋은 레이스카를 만들고 그리고 레이스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양산차에 접목시키고... 현대차가 N 브랜드를 런칭 이전부터 BMW M을 철저하게 연구한 듯 합니다. 특히 남양연구소 고성능 부문 개발 총괄 부사장에 BMW M에서 근무하며 기술개발을 주도한 알버트 비어만을 임명하니 뭐 이 정도면 노골적으로 BMW 따라한다고 볼 수 있겠죠. 벤치마킹이라고 하지만 BMW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현대가 더더욱 싫어지겠네요^^;


하지만 후발주자인 현대차 입장에서는 고성능 브랜드를 가장 성공적으로 런칭한 BMW M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성과를 낼 수 있고 앞서 건 선도 업체들을 더 빨리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현대 N 고유 벤치마킹에 끝나지 말고 고유 색깔을 입혀야



2015년 4월 서울모터쇼 행사때 열린 현대차 고성능차 토크쇼에서 현대 벨로스터를 2도어 쿠페 형태로 바꾸고 미드십으로 개조한 RM15라는 컨셉카를 발표했습니다. RM15는 2.0 T-GDI 엔진이 탑재됐으며 성능 위주로 튜닝된 엔진으로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9kg.m의 높은 성능을 냅니다. 


높은 성능을 내뿜는 엔진과 함께 알루미늄합금, CFRP 소재를 복합적으로 적용한 RM15는 공차중량이 1260kg에 불과해 0-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4.7초에 불과합니다.


현대차는 당시 RM15를 공개하면서 미드십으로 개조한 이유에 대해 “중량 배분과 요잉 특성이 유리할수록 빠르고 안정적인 선회가 가능하며 여기에 가장 만족스러운 해답은 미드십 레이아웃이 가장 적합하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어떻게 보면 BMW와 흐름이 유사합니다. BMW는 M 출시 이전부터 모터스포츠에서 축척된 경험과 데이터 노하우를 바탕으로 1972년 M을 설립했고 그들의 첫 작품 M1 또한 미드십 레이아웃이죠. 


다만 현대 RM15가 N 브랜드 공식 런칭하면서 등장한 것과 다르게 M1은 M 브랜드 런칭 이후 6년 뒤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아마도 서킷 뿐만 아니고 공공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양산형 모델이기 때문에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검증테스트를 오랫동안 한 듯 합니다.(양산형이라고 해도 6개 독립스로틀은 참 무섭군요)



현대차 고성능 N 브랜드는 유럽전략형 해치백 모델인 i30에 처음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출시되진 않았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i30이 2011년에 출시한 상태인데요. 요즘 자동차 모델체인지 주기가 5년으로 짧아지고 있는 만큼 어쩌면 현행 i30 N 모델은 후속 모델부터 출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산형 모델이기 때문에 검증도 그만큼 더 길어지겠죠.


저는 i30 N 보다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브랜드 속의 고성능 N 모델이 출시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렉서스 IS-F 이런 것처럼 말이죠.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했으니 현대차 일반 모델은 물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고성능 N 모델이 추가될 거라 생각되는데요. 제네시스 N 모델의 경우 서스펜션, 엔진, 스티어링휠 반응, 배기음 등을 더욱 신경 써서 세팅해야 할 겁니다. i30 N 같은 모델이야 작고 컴팩트한 해치백 모델이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운전자들 중심의 모델이 되겠지만 제네시스 N 모델은 40대 이상 중 장년층 분들 구매 비율이 높을 거라 예상되거든요. 이런 분들은 때로는 편안하게 탈 수 있도록 자극적이지 않은 배기음 그리고 어느 정도 부드러운 서스펜션 셋팅도 고려해야 할 겁니다. 


밑에 작성한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칼럼에서도 현대차 고유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단순히 벤치마킹만 하지 말고 자사 고유의 색깔을 내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색깔은 남이 제시한 걸 따라하는게 아니고 현대차그룹이 스스로 연구하고 찾아야 합니다. 비단 현대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이런 색깔이 없는게 가장 큰 문제이지만요.



속담 중에서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다리가 찢어진다. 라는 속담이 있죠. 자기 능력 밖의 일을 억지로 하면 해를 입는다는 뜻을 지닌 속담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회사원이든 자영업이든 때로는 자기가 감당하지 못할 거 같은 일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가 되기 쉽거든요 특히 경쟁과 일등주의,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세계 일류기업이 되려면 남들보다 더욱 노력을 해야 하고 특히 기술력과 인지도가 낮은 후발주자 기업은 더욱 노력을 해야 합니다.  과거 대우차가 현대차 대비 독자기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도태되었고 IMF 이후 자금난을 겪다가 결국 GM으로 넘어갔죠. 현대차 비판 받아야 할 점 많지만 한편으로는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해서 세계 10위 이내 자동차업체로 성장한 점은 칭찬해줘야 하겠죠.


지금 미국 뉴욕에서는 뉴욕오토쇼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열리는 오토쇼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신모델과 컨셉카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데요 현대차 또한 자사의 하이브리드카 아이오닉 포함해서 제네시스 G80, G90 등 양산차와 함께 4도어 스포츠 세단형 콘셉트카 '뉴욕 콘셉트'를 선보였습니다. 이미 포털뉴스를 통해 제네시스 '뉴욕 콘셉트'가 소개됐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따로 런칭하고 '뉴욕 콘셉트’ 컨셉카를 선보인 이유는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후 우리나라와 함께 가장 많이 판매될 지역이 미국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네시스 브랜드 주력 모델인 G80(국내명 제네시스)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BMW 5 시리즈에 이어 럭셔리 미드사이즈 세단 부문 3위를 차지할 정도였고 미국에서 평가도 높은 편입니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 BMW가 전세계적으로 럭셔리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데 현대차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럭셔리와 거리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과거 토요타, 혼다, 닛산에 했던 것처럼 고급 브랜드를 출시해 더욱 고급스러운 품질과 성능으로 무장한 고급세단부터 출시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런칭하게 됩니다.


미흡했던 1세대 제네시스



그런데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한 건 최근에 갑자기 결정한 건 아니었습니다. 2008년부터 출시한 1세대 제네시스가 출시될 때부터 현대차는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를 런칭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런칭을 쭉 미루다가 2015년 하반기 제네시스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런칭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 컨셉카 비전 G 아직 공개하지 않은 플래그십 대형세단 EQ900에 반투명 위장막을 씌운 모델을 내세워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런칭을 전세계에 알렸습니다.  


그렇다면 1세대 제네시스가 생산된 시기였던 2013년 이전에는 왜 럭셔리 브랜드를 런칭하지 못했던 걸까요? 제 생각에는 품질이나 성능 모든 면에서 아직 미흡했다고 현대차그룹이 판단한 듯 싶습니다. 


실제로 1세대 제네시스 출시 초기 스펙만 따지면 상당히 화려하며 전 후륜 서스펜션을 5링크로 설계해 운동성능, 승차감 모두 만족시킨다고 홍보했습니다. 그 당시 현대차는 대놓고 벤츠 E 클래스, BMW 5 시리즈를 경쟁 차종으로 내세우며 두 모델과 같이 비교시승을 할 정도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제가 타본 1세대 제네시스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특히 당시 하위 트림이었던 제네시스 330 럭셔리 그리고 제네시스 380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모델 등을 시승했었는데요. 380에 에어서스펜션이 탑재된 모델은 주행성능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시 탑재한 렉시콘 오디오 음질 수준은 세계적인 최고급 세단들의 오디오와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제네시스 330 럭셔리는 시승하면서 정말 실망했었습니다. 이 당시 제네시스 럭셔리 트림이 4500만원 이지만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이 아닌 기본 오디오는 음질이 저질 수준이었고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되지 않은 일반 유압식 서스펜션은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이거나 코너를 돌 때마다 심한 불안감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2010년 운 좋게도 다른 블로거분들과 같이 캐딜락 CTS와 비교시승을 할 수 있었는데 뒷좌석 공간이 CTS가 좁고 뒷좌석 시트가 제네시스보다 살짝 불편하다는 점을 제외한 나머지 면에서 CTS보다 열세였습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당시 CTS 럭셔리 트림 가격이 제네시스 330 럭셔리보다 가격이 오히려 더 저렴했습니다. 


그 당시 1세대 제네시스를 시승할 때는 다이나믹 럭셔리를 표방하면서 왜 이렇게 주행성능이 좋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남았지만 생각해 보니 현대차가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 후륜구동 대형세단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만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 기술 노하우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담이지만 5년 전 우연한 기회에 현대차 직원으로부터 제네시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당시 현대차가 생산한 차 중에서 가장 원가절감을 안한 차가 제네시스라고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에쿠스인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제네시스가 포진한 미드사이즈 럭셔리 세단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대차가 E 클래스, 5 시리즈 등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현대차가 보유한 기술이나 원가를 아낌없이 투입했다. 라는 설명을 들을 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네시스 브랜드 색깔이 부족하다.



아마 자영업자나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하신다면 선택과 집중이라는 문구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문어발식으로 폭넓은 경영보다는 한 분야에 전문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성공한다는 뜻이죠.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할 때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를 지향한다”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했고 이후 제네시스 EQ 900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 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색깔이 부족합니다. 더 고급스럽고 더 안전한 자동차는 사실 다른 완성차 업체와 브랜드에서도 언급했던 겁니다. 안전이라고 해서 볼보처럼 세계 최초의 안전 기술을 탑재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BMW처럼 효율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살린 개성도 없죠.



정의선 부회장의 브랜드 방향성은 럭셔리 세단의 기본에 충실하겠다. 라는 의지라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차별성이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성공시키려면 이러한 개성과 차별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제목에 뱁새, 황새를 언급했는데 뱁새는 제네시스이고 황새는 뭐 아시겠지만 벤츠, BMW, 아우디 등의 브랜드라고 볼 수 있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제네시스는 아무리 포장 잘해도 브랜드 가치는 아직 뱁새 수준이에요.


하지만 한번 뱁새가 영원한 뱁새라고 단정 지을 수 없이 현대차그룹의 노력에 따라 제네시스 브랜드가 황새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나긴 시간과 인내 노력 무엇보다도 남들이 못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제품으로 내놔야겠죠. 제가 지금 현대차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야심차게 런칭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위 이미지는 2007년과 2008년식 기아 프라이드를 비교하면서 2008년식 프라이드가 2007년식 대비 스위치류와 부품 등이 삭제된 내역을 이미지로 정리내역 중하나입니다. 인터넷에서 아주 유명하죠.


좋든 싫든 이 당시 현대기아차는 기아 프라이드를 포함 대부분의 모델에서 대대적으로 원가절감을 단행했습니다. 자동변속기 록업클러치 활성화 시간을 늘려 공인연비를 향상시켜 상품성을 높였는데요. 대신 눈에 보이는 부품과 기능을 삭제하는 원가절감을 단행합니다. 


프라이드 이외에 뉴베르나, 아반떼 HD, 1세대 i30 등을 소유했거나 타보셨다면 2008년식 이전 모델과 이후 모델 계기판이 다르다는 점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수온게이지가 삭제되면서 연료게이지가 2배 이상 커지고 세밀해졌습니다. 대신 너무 낮은 수온이나 너무 높은 수온 상태에서는 경고등이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현대기아차는 단지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 한다는 이유로 국내 자동차 업계 중에서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전후 눈에 띈 원가절감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고 지금도 간간히 화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원가절감은 개발 단계부터 마지막 생산을 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원가절감 전혀 안한 시험차의 원가는 1억원 이상



지금은 아니지만 제가 모 신문사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 교통안전공단산하 성능시험연구소를 취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시속 200km/h 이상 주행 가능한 프루빙 그라운드부터 각종 테스트구간을 갖추고 있고 실험동에는 시판된 차량의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장비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곳 화성의 성능시험연구소는 현재 판매되는 국산, 수입차들의 안전도를 검사하고 법규 규정에 맞지 않은 부품이 장착돼있거나 부품 성능이 떨어지는 등 국토부를 통해 리콜 조치를 시행합니다. 하지만 검사 이외에도 아직 국내서 출시되지 않은 국산차, 수입차들을 테스트하고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자사가 개발 중인 부품을 탑재해 테스트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는 개발 과정부터 원가를 줄이면서도 더 좋은 성능을 내거나 더 튼튼한 부품을 만들기 위해 자동차 업체는 물론 자동차 업체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하청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고민합니다.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명을 선정 후 프로젝트에 맞춰 테스트카가 완성되면 위장막을 씌우고 오랜 기간 동안 롱텀테스트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롱텀테스트를 하는 과정 중 가장 핵심이 바로 원가절감 단계입니다. 처음에 매우 좋은 부품을 탑재해 목표한 성능까지 맞추는데요. 하지만 원가가 비쌀수록 기업 마진이 적어지고 판매가격을 비싸게 설정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테스트카가 롱텀테스트하면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제작원가를 최대한 낮춘 후 이상이 없으면 생산라인을 설치 후 시험생산을 한 뒤 최종적으로 문제없다고 판단되면 신차를 발표하고 사전계약을 받은 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신차를 공급하면서 기업은 이윤을 추구합니다.


성능시험연구소를 취재하러 간 날 프루빙 그라운드부터 드넓은 공터 등 다양한 주행조건에서 위장막을 씌우고 테스트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요. 차종마다 다르지만 보통 이런 테스트카가 처음 나올 때 제조원가는 1억원 이상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걸 그대로 팔면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를 보겠죠. 


생산 과정에서도 원가절감이 들어간다.




자동차 특히 현대기아차의 원가절감 사례만 보면 원가절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겠지만 원가절감은 개발 단계는 물론 생산 과정 그리고 개발 후 부분변경 모델을 위해 계속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됩니다.


장착되는 부품 개수를 줄이는 것부터 제조공정을 생략하는 단계 등 기업은 제조원가 10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겨우 10원 아끼려고?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자동차를 1만대 판매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10만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10만대를 팔면 100만원 아낄 수 있죠.


생산 과정에서 원가를 절감하면 품질과 성능도 떨어지지 않냐? 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는데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원가를 절감하면서 성능이 원가 절감하기 전과 동등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절감해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맨 위의 기아 프라이드 사례처럼 기능이나 편의사양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지요.


명차로 인정받은 SM5의 명과 암



우리나라에서 명차로 인정받는 SM5를 잠깐 언급하겠습니다. 닛산 세피로를 토대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발된 SM5는 뛰어난 품질과 내구성으로 삼성자동차의 명성을 끌어올리는 주역이 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대형차에 쓰일 법한 부품을(제논 헤드램프, 엔진마운트 진동 댐퍼, ADS 등) 대거 적용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신임을 얻었지만 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입장에서는 팔아도 이익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 당시 삼성자동차 기술력 대부분이 일본 닛산과 제휴했고 부품 대부분도 닛산의 것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1세대 SM5는 2000년까지 판매된 초기형 모델, 2001-2003년 사이 중신형 모델, 2003년 이후 4등식 헤드램프로 변경된 후기형 모델로 구분되며 원가절감이 가장 적은 모델이 바로 초기형 모델입니다. 한때 SM5 동호회와 자동차 커뮤니티 중심으로 원가절감 안된 초기형 SM5 모델이 내구성이 좋다는 소문 때문에 초기형 모델이 오히려 중신형보다 중고시세가 더 높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델은 삼성자동차 입장에서 이윤이 크게 남지 않았던 모델입니다. 원가 자체가 동급 경쟁모델보다 높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SM5 출시 당시 경쟁 중형차보다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습니다.


이글만 보면 SM5 때문에 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걸로 오해하실 수도 있어서 덧붙인다면 삼성자동차가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삼성자동차 설립 전후로 정치적인 이슈, 공장 입지조건 등 수많은 난제가 많았습니다. 1997년 하반기에 도래한 IMF가 결정적인 타격이었고요. 이글은 삼성차 흥망성쇠를 다루는 주제가 아니니 여기까지만 작성하겠습니다.


원가관리, 원가절감 기업경영에 반드시 필요



SM5 사례를 보았듯이 비싼원가 = 비싼제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야 SM5가 명차로 기억되지만 그 당시 SM5는 동급 중형차보다 비싼 가격으로 외면당했던 비운의 모델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원가절감을 가장 잘 하는 완성차 업체는 어디일까요? 바로 토요타입니다. 특히 토요타는 신차개발 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재고를 최대한 남기지 않는 칸반 방식 생산의 원조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노 다이이치가 있죠. 


물론 칸반 방식이 만능은 아니고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부품 재고가 적었던 토요타가 다시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큰 손실을 입었지만 칸반 방식은 토요타 기이치로가 주장한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생산시스템이며 토요타를 세계 1위 회사로 도약하는 밑바탕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를 벤치마킹 잘한 회사가 현대기아차그룹이죠.


우리나라 완성차 업계 중에서 현대기아차가 가장 높은 비판을 받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토요타가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며 토요타보다 혼다, 닛산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현실은 180도 다르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원가절감이 부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기업 입장에서 원가절감은 기업이 이윤을 내고 더욱 성장하는데 빠질 수 없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전에 렉스턴W 시승기를 작성했지만 렉스턴W는 우리나라 SUV 모델 중에서 풀모델체인지 없이 마이너체인지 몇 번을 거쳐 계속 생산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생산했으니 무려 14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명맥이 끊이지 않다고 볼 수 있죠.


렉스턴W 까지는 아니지만 한국지엠의 중형급 SUV 모델 캡티바도 사골이라고 볼 수 있는 모델입니다. 캡티바의 전신인 윈스톰이 2006년 출시를 시작했고 쉐보레 브랜드 도입에 맞춰 차명을 캡티바로 바꾸면서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으며 최근 유로 6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킨 2016년형 캡티바를 출시했습니다. 올해가 출시 10년째 된다고 볼 수 있겠죠.


이 외에도 2008년부터 출시해서 지금까지 판매중인 르노삼성 QM5도 나름 사골 모델이라고 볼 수 있지만 QM5는 현재 후속 모델이 논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머지않아 QM5는 단종되거나 새롭게 완전히 바뀌는 풀모델체인지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현대기아차는 5-6년 주기로 꾸준하게 모델체인지를 하고 있습니다.


렉스턴W와 캡티바 두 모델을 두고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풀모델체인지를 하지 않는 사골 모델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두 모델 모두 마이너체인지와 연식변경을 통해 꾸준히 개선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쌀을 구매할 때 묵은쌀보다 햅쌀을 선호하듯 두 모델은 어느 때보다도 풀모델체인지를 단행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두 모델이 출시한 시점 전후로 네티즌들의 여론을 보면 대부분 사골이라는 폄하를 받으면서도 네티즌들의 의견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제가 포털과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두 모델에 관한 네티즌들의 의견들을 쭉 보니 렉스턴W의 경우 상대적으로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반해 캡티바는 옹호하는 의견이 렉스턴W보다 훨씬 적습니다. 물론 공공의 적 현대기아차가 언급되면 두 모델 모두 싼타페 모하비보다 훨씬 낫다는 의견들이 많죠.


그렇다면 두 모델 모두 사골 논란의 중심에 있으면서 더 오래된 렉스턴W보다 캡티바를 비판하는 의견이 더 많을까요? 그 이유를 제 나름대로 추려 보았습니다.


1, 기업에 대한 인식



아시겠지만 쌍용은 2010년 이전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입니다. 특히 상하이자동차 먹튀 논란 시절 대량 정리해고와 이에 반대하는 노조들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고 사측은 사측대로 자동차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차개발 자금여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쌍용차 최초의 모노코크 SUV 모델인 코란도 C가 출시되어 성공적으로 런칭했고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대주주가 되면서 쌍용차는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쌍용차는 해고자들을 복직시켜 기업 이미지를 개선시켰죠.


쌍용차 렉스턴W가 좋다고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바보는 아닙니다. 렉스턴 그리고 코란도스포츠 신모델이 아닌 구형 모델을 개선하는 수준에 그친 모델이라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사골논란의 중심 렉스턴W를 포함한 대부분의 쌍용차 모델들이 비판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응원도 받는 이유는 어려움을 겪은데 대한 측은지심이 은연중에 있기 때문일겁니다.


반면 캡티바는 지엠의 라인업 중에서 캡티바를 대체할 만한 신모델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쌍용차와 다르게 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을 정도의 위기를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렉스턴과 비교해서 캡티바는 가격상승폭이 큰 편이고 타사의 경쟁 SUV를 압도할만한 무언가가 없어 더 높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주행감각 자체는 묵직하고 안정성이 뛰어나겠지만 이런 주행감성으로만 어필하기엔 한계가 있죠.


2, AWD 부재



SUV 모델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바로 AWD입니다. 아무리 도심형 SUV가 대세라고 해도 그래도 SUV = 험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AWD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윈스톰 그리고 캡티바 이전연식 모델에서는 AWD 선택이 가능했지만 2016년형 캡티바에서 AWD가 삭제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이해가 안되는 대목인데요. 사실 우리나라 SUV 모델들 AWD 선택비율을 보면 쌍용차 그리고 기아 모하비 등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한국지엠에서 생산된 SUV들의 AWD 탑재 비중은 대략 10% 정도입니다. 


고급 대형세단에서 AWD 탑재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죠. 하지만 고객들의 선택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캡티바에 AWD를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어야 하는데 선택조차 못하게 막은 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렉스턴 W는 예나 지금이나 AWD를 선택할 수 있으며 현재 오프로드 주행이 용이한 로기어가 기본적으로 탑재되고 있습니다. 비록 AWD 시스템이 전자식 AWD 시스템이 아닌 5:5 비율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파트타임방식 AWD 시스템이지만 파트타임이라도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에서는 유용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신형 캡티바 국내 판매 성공 가능할까?



렉스턴 W는 그래도 오프로드 주행에 용이한 모델이기 때문에 캠핑과 레저를 즐기거나 도로사정이 좋지않은 공사현장 등에 자주 출입하는 경우 메리트 있는 SUV 모델입니다. 하지만 캡티바는 이런 장점이 없습니다. 주행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거 하나만으로는 장점이 될 수 없죠.


캡티바가 지난해 하반기 월별 1,000대 이상 판매실적을 여러번 기록했는데요. 이때 한국지엠이 캡티바 할인 프로모션을 크게 내걸어 할인폭이 커 가격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캡티바는 신모델이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할인 프로모션을 바로 내걸지는 못할겁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2016년형 캡티바 월별 판매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나와봐야 알겠지만 대박치진 못할거라 생각됩니다. 한국지엠이 생각하는 대박 수준의 판매실적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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