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에서 판매한 자사의 승용 디젤차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배출가스 검사를 받을 때만 정상적으로 배출가스를 저감하는 장치가 작동하고 일반 주행에서는 이런 장치의 작동을 비활성화 시켜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미국이 제시한 규제 기준 0.05g/mi 대비 최고 40배나 높은 NOx 즉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면서 주식은 폭락 중이고 무려 21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벌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신기한 점이 있다면 대체 어떻게 배출가스 검사 상태에서 NOx 저감 장치가 작동하고 일상 주행에서는 비활성화 했는지 궁금하네요. 아무튼 디젤차 앞세워서 동 배기량 가솔린 대비 월등한 연비를 내세워 클린 디젤 이미지를 미국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한 폭스바겐 아니 노력이 아닌 속임수를 쓴 것이 들통나면서 폭스바겐은 아마 미국에서 씻을 수 없는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또한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사실 저는 오래 전부터 디젤 승용차 배출가스가 진짜 클린 디젤이라는 이미지에 부합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연비는 좋다는 장점이 있고요. 그 이유는 강제로 점화 연소하는 가솔린과 다르게 디젤은 연료 내부 열량이 높기 때문에 스스로 압축 착화할 수 있으며 가솔린과 다르게 펌핑로스가 없어 효율성이 좋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디젤은 공연비 자체가 희박하기 때문에 특히 장거리 주행에서 연비가 좋은 건 사실입니다. 연비가 좋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 대비 적다는 장점이 있었고 과거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이산화탄소를 지목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 승용차가 유럽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승승장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이외에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의 인체와 동물들에게 호흡기질환 등의 문제를 발생하는 배출가스는 가솔린 엔진보다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디젤 승용차, SUV 들은 배기가스 후처리장치가 필수적으로 탑재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미세먼지를 포집 후 태우는 역할을 하는 DPF 그리고 질소산화물을 포집 하여 질소와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LNT, SCR 등의 후처리장치가 기본으로 탑재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후처리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면 모르겠지만 기계는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가는 고장 나게 됩니다. 즉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고장 나서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되며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배기가스가 재순환되지 못해 인체에 유해한 질소산화물, 미세먼지가 제대로 정화되지 못합니다. 최근 유럽 ICCT에서 진행한 유로 6 인증 받은 클린 디젤 승용차, SUV 중에서 BMW만 유로 6 기준치를 만족시켰고 나머지 브랜드는 만족시키지 못했으며 특히 볼보는 14배, 르노 9배, 현대가 7배의 질소산화물을 초과 배출한 사실은 잘 아실 겁니다.

 

 

과거 현대기아차 또한 스포티지R 투싼 등의 일부 디젤 모델에서 에어컨 가동 또는 고속 주행할 때 질소산화물이 국내 배기가스 규제를 초과하여 리콜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한국지엠 캡티바 또한 EGR 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질소산화물이 초과 배출되어 국내에서 리콜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리콜 과정에서 일부 소유주들은 차가 잘 나가지 않고 갑갑하다는 불만을 제기하게 됩니다. 배기가스 정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배기가스 순환 과정에서 배기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속이 잘 안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며 결론적으로 연비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오래된 트럭과 SUV 중심으로 사제 DPF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는데 이러한 차들을 운행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뭔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을 크게 받아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꾹 밟아줘야 겨우 다른 차들과 보조를 맞출 수 있습니다. 이러 듯 배출가스 후처리장치가 원활하게 이루어 지면서도 시원스러운 가속력을 얻기 위해서 그만큼 엔진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높아져야 하며 유로 5에서 유로 6로 파워트레인 변경 시 디젤 엔진 출력과 토크가 높아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디젤 엔진

 

 

무엇보다도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더욱 정밀한 제어를 필요로 합니다.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후처리 장치는 기본이고 가솔린 엔진보다 훨씬 더 높은 분사 압력의 인젝터 더 높은 부스트 압력이 필요한 터보차저 그리고 후처리 장치에 해가 가지 않아야 하는 황 함량을 최소화한 저유황경유 등 클린 디젤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들어맞으면 클린 디젤이라는 슬로건에 부합하는 친환경 디젤 승용차가 됩니다. 하지만 하나라도 틀어지면 클린 디젤이 아닌 더티 디젤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디젤 엔진이 탑재된 승용차를 소유한다면 보다 깨끗한 연료 그리고 보다 순도가 높으면서도 후처리장치와 터보차저를 완벽하게 보호하는 값비싼 엔진오일로 교환할 의무가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디젤 승용차, SUV를 소유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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