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아반데 스포츠에 이어 이번 시승기도 평어체로 쓰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게 더 편하고 좀 더 정확한 사실을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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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와 관련된 사이트만 가면 항상 시끄럽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말리부 가지고 서로 씹고 뜯고 손가락 난투극 현장을 본다. 심지어 말리부 시트에 앉아 허리디스크를 치료했다는 글이 올라온 이후(근데 진짜 허리디스크 치료 기능 있나? 나도 디스크 증상이 있는데...) 쉐보레 빠는 측과 까는 측 갈등은 더더욱 심해지고 종전 기미가 없다.(아무 이유 없이 편갈라서 억겁의 세월동안 싸우는 아수라와 제석천도 아니고...)
최근 신형 말리부가 국내 출시됐다. 이것은 종전부터 이어진 쉐보레 빠들과 까들 싸움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 됐다. 요즘은 말리부 디파워드 에어백 논란을 두고 말리부 까는 측은 “쏘나타, SM6 어드밴스드, 스마트 에어백 보다 못하네 ㅋㅋ ”라고 놀리는 반면 말리부 빠는 측은 “잘 터지는 에어백은 시스템과 상관없다”라고 옹호하면서 맞서고 있다.
하도 말리부가 논란의 중심이 되니 얼마나 잘 나왔는지 급 궁금해졌다.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자였고 자동차 분야를 맡기도 했지만 이제 다른 일 준비하는 관계로 자동차 쪽은 BYE가 된 상황. 말리부 시승차가 영업소에 풀렸다고 하기에 영업소에 말리부 시승차 있는지 확인 전화를 했다.
확인 결과 말리부 1.5T 시승차가 있다고 한다. 바로 시승하겠다고 영업소에 전화하고 영업소로 바로 달려가 시승을 했다.
확실히 넓어진 뒷좌석...
처음부터 운전석에 앉아 운전할 수 있었지만 나는 먼저 영업사원분께 운전을 부탁하고 뒷좌석에 탑승했다. 구형 말리부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좁은 뒷좌석이다. 당시 경쟁 모델인 YF 쏘나타 구형 K5하고 비교시 말리부는 확실히 좁았다. 이건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시트도 운전석 빼고는 불편했다. 역시 운전자만 배려하는 미쿸차...
하지만 신형 말리부는 다르다. 일단 레그룸이 구형 말리부와 비교해 훨씬 더 광활하다. 기대 이상으로 넓은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리부 뒷좌석 레그룸은 위 급 모델인 임팔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보면 LF 쏘나타 K5와 막상막하인 듯 하고 SM6 보다는 확실히 넓다. SM6는 조금 이해가 안되는게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토션빔인데도 실내공간 특히 뒷좌석 공간이 좁았던 기억이 있다. 암튼 말리부 실내는 넓다.
흠이 있다면 뒷좌석 등받이 각도가 너무 가파르게 설계되어 등받이에 딱 붙이면 은근히 불편하다. 시트 쿠션도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딱딱한 감이 있다. 이건 뭐 허리와 엉덩이를 단련시키려는 쉐보레의 의도인가? 엉덩이를 앞으로 빼서 앉으면 되지만 그건 허리 건강에 좋지 않다. 차라리 레그룸을 조금 좁히더라도 뒷좌석 각도를 조금 더 완만하게 설계했으면 어떨까?
에휴... 그냥 뒷좌석 레그룸 조금 좁히더라도 시트 각도를 조금 더 완만하게 설계하지 항상 쉐보레는 뭐 하나 특출난 장점이 있으면 특출난 단점도 항상 있었다. 이거 때문에 쉐보레차 좋은거 알고 구매리스트에 올려도 다른 브랜드로 돌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도 뭐 임팔라에 버금가는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 덕택에 패밀리 세단으로는 손색이 없다. 줄자로 수치를 재봐야 알겠지만 트렁크 공간은 동급 중에서 제일 넓어 보인다. 현재 판매되는 말리부도 그렇고 지금 말리부도 그렇고 트렁크 공간만 따지면 쉐보레가 동급 최고로 넓다고 생각된다.
넉넉한 힘과 단단한 승차감
시내 주행 위주로 단거리 시승했기 때문에 시승 소감은 제한적이다. 와인딩 로드, 고속주행 연비 등에 대한 소감은 차후 롱텀시승할 때 작성하겠다.
시승구간은 하남시에서 팔당댐을 왕복하는 구간이며 일반도로 승차감과 가속력을 체크했다. 영업사원이 운전하고 뒷좌석에 탑승했는데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 승차감 자체는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시승차가 1.5T 모델이고 2.0T는 조금 더 서스펜션이 단단하다는 소감이 있던데...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불규칙적인 요철 구간에서 말리부 서스펜션은 세련되게 충격을 흡수해준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장점이 여기서 발휘한다. 과속방지턱이 많은 구간이 아니면 말리부 뒷좌석 승차감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코스 중간에 교대해서 운전석에 탑승했다. 내가 원하는 시트, 스티어링휠 포지션을 맞춘 후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1.5L 소형 엔진이지만 상당히 부드럽고 정숙하며 무엇보다도 고회전에서 회전질감이 부드럽다. 직분사 타입으로 알고 있는데 직분사 특유의 인젝터 소음도 실내에서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내가 소유한 차가 아반떼 쿠페고 배기량도 2.0L 더 크지만 엔진음 유입이나 회전질감 등에서 내 아반떼 쿠페는 말리부 1.5T에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BSM 제거 후 3000rpm 이하 실용 영역에서 부밍음을 들리는데 말리부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 엔진이 BSM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지만 정숙성은 정말 좋다. SM6 TCe 1.6T 엔진도 말리부 1.5T 보다는 시끄럽다고 생각된다.
최고출력 166마력 최대토크 25.5kg.m 힘을 내는 1.5T 엔진은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말리부를 가볍게 이끈다. 고속도로에서 최고속 주행은 해볼 수 없어서 고속주행영역은 모르겠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전혀 문제 없다. 신형 말리부 1.5T하고 구형 말리부 2.0과 드래그 롤링해보면 구형 말리부는 거의 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차 타면서 놀랬던 것이 스티어링휠 반응과 차량 거동성이다. 스티어링휠이 의외로 가볍다. 내차 플렉스 스티어 컴포트 설정과 비슷할 정도로 10년전 출시한 토스카의 경우 스티어링휠 움직일 때 상당히 무겁게 느껴졌고 구형 말리부 또한 토스카보단 가볍지만 그렇게 가볍운 느낌은 아닌데 신형 말리부 1.5T는 가볍다. 한손으로도 휙휙 돌릴 수 있을 정도로...
그럼에도 스티어링휠 반응이 자연스럽다. 내차가 아반떼 쿠페라 MDPS가 적용됐는데 내차도 구형 아반떼 HD, i30 등과 비교하면 한결 자연스러운 편이지만 말리부 타다가 내차 다시타니 이건 뭐... 오락기 수준 필링이다. 말리부가 스티어링휠과 차체가 다이렉트로 연결된 느낌이면 아반떼 쿠페는 중간에 무엇이 막힌 듯한 느낌...
R-EPS라서 그런가? 그런데 R-EPS라고 해도 제네시스, LF 쏘나타의 것보다 더 자연스럽다. 거참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이정도까지 자연스러운 느낌을 운전자에게 전달해주다니... 솔직히 놀랬다. 와인딩 로드 한번 타보고 싶어지는걸...
연비는 체크해 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외곽도로 주행에서 순간연비만 판단해 보면 연비는 나쁘지 않다.
관건은 소모품 교체비용인데 쉐보레 에어필터 오일필터 가격이 아무 이유없이 1년에 몇 차례 걸쳐 계속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말리부 1.5T 에어필터, 오일필터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 아직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가격 올리지 않았으면 한다. 대형세단 이지만 베리타스 순정 에어필터 가격이 55,000원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랬을 정도니...
롱텀시승기가 이니기 때문에 이번 시승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개인적으로 이번 말리부 참 잘나왔다고 생각된다. 하기사 최근 시승한 아반떼 스포츠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국산차 품질과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고 생각된다.
현재 아버지차가 1세대 SM5인데 최근 고장이 발생해 아버지가 차를 바꾸고 싶어하신다. 아버지께 이 차를 선물로 드리고 싶다. 최근 로또 구매했는데 이번주 토요일 로또 1등 당첨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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