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B 클래스는 다목적 MPV 모델입니다. 2005년 처음 등장했고 2011년 2세대로 진화된 B 클래스가 등장했습니다.


B 클래스는 국내에서도 판매중이며 1세대 모델은 2.0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서 판매했고 2세대 모델은 1.8L 디젤 엔진을 시작으로 현재 2.2L 디젤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MPV 모델이지만 B 클래스는 유럽에서 건너온 모델답게 단단한 서스펜션, 빠른 스티어링휠 반응이 인상적인 모델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좁은 골목과 커브가 많은 유럽은 좌우 롤링을 억제하는 단단한 서스펜션과 빠른 스티어링휠반응 그리고 작은 차체에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해치백과 왜건을 선호했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SUV와 미니밴 그리고 세단의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오버가 유행하면서 세단의 승차감과 미니밴의 넓은 실내공간 그리고 오프로드 주행이 용이한 SUV 개념을 모두 융합한 MPV 모델들이 속속 출시되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단 위주 라인업이던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 또한 MPV 모델들을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B 클래스, BMW 2 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대표적인 모델이죠.


작년 하반기 벤츠 B 클래스를 시승한 적 있었는데요. 작년에 시승한 B 클래스는 유로 5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켰지만 올해부터는 유로 6 까지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켜야 했기 때문에 작년에 시승했던 B 클래스와 현재 판매되는 B 클래스 파워트레인이 다릅니다. 작년에 제가 시승한 B 클래스는 1.8L 디젤 엔진이 탑재됐고 현재 판매되는 B 클래스는 2.2L 디젤 엔진이 탑재됐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진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A 클래스 기반으로 만든 B 클래스



B 클래스는 A 클래스와 플랫폼을 같이 씁니다. 모델명이 A 클래스가 W 176, B 클래스는 W 246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컴팩트 전륜구동 플랫폼은 다 같이 공용하죠. 이 외에도 4도어 쿠페 모델인 CLA 그리고 인피니티 컴팩트 크로스오버 모델인 QX30도 이 플랫폼이 적용됩니다. 이 플랫폼 이름은 MFA(Modular Front Architecture)라고 불려 집니다.


특히 B 클래스는 사실상 A 클래스의 플러스@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 다목적 모델이기 때문에 A 클래스를 소유했던 사람들이 문을 열고 차에 탑승하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겁니다. A 클래스와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이죠. 심지어 뒷좌석 레그룸 공간도 B 클래스는 A 클래스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목적 모델 컨셉이고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에 A 클래스와 다르게 센터페시아, 시트 하단 등에 작은 물품을 수납 가능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MPV 모델의 필수요건인 뒷좌석 분할시트 기능은 물론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탑승시 시트를 높여 사고시 어린이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부스터 시트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뒤쪽 시트백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마련되어 뒷좌석 탑승자들의 편의를 향상시켰죠.


B 클래스는 2열 시트를 접지 않은 상태의 트렁크 용량은 488L입니다. 거기에 2열 시트를 모두 폴딩할 경우 1,547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부피가 큰 짐 적재가 가능하죠. 전장 4.4m에 불과하지만 4.5-4.6m 길이를 지닌 위 급 SUV 모델과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건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넉넉한 힘, 단단한 서스펜션이 인상적



B 클래스의 공차중량은 1,580kg나 됩니다. B 클래스 크기가 아담한 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무겁다고 볼 수 있습니다.


2.2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냅니다. 배기량 감안하면 출력과 토크 수치는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수동변속기와 구조가 비슷하고 동력 손실을 최소화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덕택에 고속도로에서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넉넉한 힘을 느끼며 운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기어비 간격이 촘촘해 와인딩 로드에서 패들시프트로 수동 변속을 해도 


특히 저회전 토크가 인상적인데요. 1,500rpm 미만으로 주행해도 엑셀레이터 페달을 지긋하게 밟으면 저단으로 변속되지 않고 고단 그대로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킥다운 스위치까지 누를 정도로 꾹 밟으면 지체 없이 저단으로 변속된 후 맹렬하게 가속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휠 반응도 수준급입니다. 와인딩 로드에서 속도를 높인 상태에서 스티어링휠을 90도 이상 꺾지 않는 이상 차체는 롤러코스터처럼 돌아나갑니다. 다만 무게배분 측면에서 불리한 전륜구동 거기에 무거운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그런지 다운힐 구간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면 차체자세제어장치가 개입되면서 속도를 줄입니다. 


연비 좋고 공간활용성 좋은 B 클래스



B 클래스는 길게 시승해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장거리 연비측정 등은 생략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연료가 가득 주유된 상태에서 서울-충주를 왕복해도 연료게이지는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연비가 좋았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죠. 카렌스, 올란도와 비슷한 성격의 MPV 모델이 수입차 그것도 벤츠 앰블럼 달고 바다건너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4,240만원이나 됩니다. 일일이 따져보면 이 가격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납득하기 힘들 것이고 상품성 뛰어난 경쟁 모델도 있기 때문에 B 클래스는 판매량 자체는 저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시승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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