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07년 강남역 일대에서 대리운전을 처음 경험했을 때 좁은 골목길을 빠르게 질주하는 승용차들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위협을 느껴 욕하기도 했으며 한편으로는 대체 저런 중, 대형 고급 세단들은 무슨 목적이 있길래 좁고 통행량 많은 강남 유흥업소 일대 골목길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리고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등을 밥 먹듯이 일삼는지 참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심야 유흥업소 일대를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자동차는 업소에서 VIP 손님 혹은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위한 자가용 불법택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말로 나라시라는 용어를 쓰고 또 다른 말로 이러한 차들이 업소 소속이면 가게차라는 명칭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나라시 등으로 불린 불법택시는 나중에 콜뛰기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기도 했으며 나라시가 기승을 부릴 때마다 국가와 지자체는 단속을 표방했지만 번번히 허사였습니다. 제작년만 하더라도 콜뛰기는 영원히 지속될 거라 생각했지만 외국에서 도입된 우버 라는 콜택시 시스템이 강남역 등을 중심으로 한 콜 튀기 업계에 충격을 불어넣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버는 새로운 형태의 콜택시다 또는 그래 봐야 콜 뛰기에 앱으로 예약시스템이 추가된 것이므로 콜뛰기와 다를 바 없다. 등의 찬반 논란이 많았는데요. 여기서 우버에 대해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버는 개인적으로 경험해 보진 못해서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구요.
오래 전부터 나라시, 콜뛰기 등이 성행한 이유는 첫 번째 사회에서 높은 대접받는 고위공직자 또는 사업가 그리고 업소종사자 들이 단순한 이동수단이라고 볼 수 있는 택시에 대한 서비스 불만족이 가장 크고 두 번째는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유흥업소에서 배려한 애프터서비스 개념이 도입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나라시, 콜뛰기 중에서도 어떤 손님이 탑승하느냐에 따라 등급이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유흥업소에서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한 경우는 보통 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는 중형, 준대형 세단 모델들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반면 룸을 임대할 정도로 많은 돈을 쓰는 경우 그리고 업소종사자들을 위한 나라시, 콜뛰기 자동차 모델의 경우 손님에 따라 음료수와 위생용품, 화장품 등을 비치하고 실내세차를 꼼꼼하게 하여 탑승자들이 쾌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그렇다면 콜뛰기는 가격이 일반택시 대비 어느 정도일까요? 업소마다 다르지만 보통 강남역 일대 주변은 1만원 한강을 건너면 2만원 그리고 서울 변두리 쪽은 3만원 경기도 권은 4만원 이었습니다. 이 가격은 제가 2007-2008년에 대리기사로 근무할 때 콜뛰기 종사자들에게 들은 금액이니 지금도 콜뛰기가 성행하면 가격은 더 비쌀 겁니다.
낯설고 무서우며 불편한 택시보다 안락하고 익숙한 콜뛰기를 선호
콜뛰기는 불법입니다. 그리고 그걸 이용하는 손님들도 대부분 불법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일반택시보다 비쌉니다. 그럼에도 콜뛰기 불법택시를 계속 이용하는 이유는 일반택시보다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다는 이유가 주된 이유입니다. 특히 유흥업소 종사하는 경우 낯선 택시기사보다 얼굴 익숙하면서도 비밀보장이 높은 콜뛰기 불법택시를 크게 선호합니다.
이런 이유로 대체로 콜뛰기 용도로 사용하는 자동차들은 대형세단 그것도 가솔린이나 LPG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커다란 휠과 엔드머플러 등의 튜닝을 가미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일반택시보다 훨씬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디젤 엔진의 경우 연비가 좋긴 하지만 가다 서다 반복되는 시내에서는 가솔린 엔진과 갭이 크지 않고 진동과 소음 측면에서 가솔린 엔진보다 불리하고 소모품 교체비용을 포함한 유지보수 비용도 가솔린, LPG 엔진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고급택시 모델은 BMW 530d XDrive, 메르세데스-벤츠 E350 블루텍
두 모델 모두 잠깐이나마 시승 및 동승했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6기통 3.0L 디젤 엔진이 탑재되었고 SUV보다 가벼운 세단 바디에 탑재되기 때문에 동력성능은 뭐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매우 뛰어납니다. 불법이긴 하지만 고급택시를 이용한 손님이 서울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느냐? 라고 물어보면 두 모델 모두 강력한 동력성능을 앞세워 충분히 도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엔진 특성상 디젤 엔진은 진동과 소음이 큽니다. 무엇보다도 BMW 5 시리즈 벤츠 E 클래스의 단점은 뒷좌석 공간이 좁고 시트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 모델 모두 뒷좌석 공간만 따지면 현대 LF 쏘나타기아 K5 보다 더 좁고 불편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사진 위쪽이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아래쪽이 기아 신형 K5 뒷좌석 사진인데요. 기아 신형 K5 뒷좌석이 E 클래스보다 더 넓으면 더 넓지 좁지는 않습니다. 시트 자체도 K5가 더 편하구요.
그런데 신형 K5는 현재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택시의 주력 모델이기 떄문에 요금이 자율이긴 하지만 일반택시보다 요금이 월등히 비쌀 것이라 생각되기 떄문에 서울시가 지정한 수입차 모델이 고급택시로 적합한지 의문입니다. 승객들이 택시에 탑승할 때 대부분 뒷좌석에 탑승한다는 걸 감안하면 좁은 실내공간도 문제지만 뒷좌석 시트도 사실 안락하진 않습니다.
뒷좌석 공간이 비슷하고 뒷좌석 시트가 오히려 불편한 BMW 5 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두 가지 모델만 고급택시를 허용하는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두 모델 모두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데요. 디젤 엔진이 연비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엔진오일 등의 소모품 교환비용 등에서는 가솔린, LPG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되며 디젤 엔진은 장거리 운행에서 높은 연비를 보장하지만 단거리 시내 주행에서는 연비가 크게 낮아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 유로 5이상 친환경 디젤차도 실제 주행에서는 유로 5 규제를 크게 초과하는 배출가스를 내뿜는다고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발표를 하고 있으며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디젤차 저감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디젤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두 모델을 고급택시로 쓰면 안 된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모델 또한 고급택시에 적합한 상징적인 고급 프리미엄 대형세단입니다. 저는 고급택시 모델 자유화를 주장하며 특히 디젤 보다는 가솔린 그리고 가솔린 하이브리드 럭셔리 중, 대형세단이 고급택시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렉서스 GS 450h 또는 ES 300h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 같은 수입 하이브리드 모델도 고급택시로 쓰기에 좋다고 봅니다.
고급택시는 지금까지 음지에서 성행한 나라시, 콜뛰기 등의 불법 자가용 택시를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입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고급택시가 국내에서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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