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캐시카이 배기가스 조작 논란으로 디젤차 질소산화물 이슈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디젤차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디젤 승용차 등록대수가 가솔린 승용차 등록대수를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신문·방송·인터넷 언론 모두 디젤차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일부 자동차 업계 종사자나 학자들은 100:85:50 으로 매긴 가솔린:디젤:LPG 세금체계를 개편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이 주장에는 동의합니다.


정부에서도 최근 대도시 대기오염 문제로 디젤차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면서 기존 디젤차 오너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걸 빌미로 경유값 올리려는 수작 아니냐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 때만 해도 완성차 특히 유럽 수입차 업체들은 친환경 이미지를 갖춘 클린 디젤을 내세웠고 국내 소비자들도 압도적으로 높은 연비를 보여준 디젤승용차를 구매하면서 수입차 점유율을 크게 올렸습니다. 하지만 디젤차 질소산화물 배출 논란으로 올해 디젤차 판매량은 다시 휘발유차보다 판매량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수입차 판매량도 디젤차 논란으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왜 다시 디젤차 논란이 가중되고 있을까요? 


닛산 캐시카이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특정 온도이상 조건에서 작동중단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디젤차 20종을 실험실이 아닌 실제테스트에서 측정한 실험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위 결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닛산 캐시카이, 르노삼성 QM3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유독 많았습니다.


캐시카이는 흡기온 35도 이상 상승하면 EGR 작동이 중단됩니다. 엔진 연소과정에서 공기를 흡입해야 하는데 외기온 20도 조건에서 30분 정도 주행시켜도 엔진룸 흡기온도는 35도 이상으로 상승하기 쉽다고 합니다.


환경부는 이를 근거로 캐시카이 제어방식은 정상적 제어방식이 아니라고 판단해 닛산이 캐시카이 질소산화물 배기가스를 조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국닛산은 다른 국가에서는 조작이 아닌데 유독 한국에서만 조작이라고 주장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닛산이 정말 캐시카이 대상으로 배기가스를 조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근데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닛산 배기가스 조작 이슈는 닛산측이 좀 억울해 보이긴 합니다.


공공의 적이 된 디젤차 원인은 질소산화물


캐시카이 논란은 뒤로 하고 측정 결과를 보면 BMW 520d가 유일하게 기준치를 만족시켰습니다. 520d가 어떻게 유로 6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켰는지 알 수 없지만 제 생각에 트윈스크롤 터보와 SCR이 질소산화물 낮춤에 한몫했다고 생각됩니다.


아래 도표는 영국에서 실시한 디젤차 실제주행테스트 질소산화물 배출량 결과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차량들이 유로 5, 유로 6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질소산화물이 왜 문제가 될까요? 질소산화물은 고온 상태에서 질소와 산소 일부가 반응해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로 나누어지는데 둘 다 대기오염을 유발합니다.


특히 더운 여름철 이산화질소는 광합성 작용으로 오존으로 변환되는데 오존은 아시겠지만 호흡기질환과 혈압 심박수 이상 등의 문제를 노출합니다. 최근 대도시 중심으로 오존주의보를 내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솔린 LPG차는 문제없을까?


질소산화물은 보통 연소실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이 배출합니다. 디젤과 비교해서 가솔린 LPG는 연소실 온도가 더 높습니다. 따라서 연소 온도만 따지면 가솔린, LPG차는 디젤보다 질소산화물을 더 많이 배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로 가솔린 LPG에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이 디젤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 근거기사를 링크해 보겠습니다.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126169


보시면 아시겠지만 2011년식 쏘나타 LPG 모델과 2014년식 그랜저 디젤 모델간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비교 측정을 했는데 그랜저 디젤이 쏘나타 LPG보다 30배나 더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고 합니다.


LPG가 가솔린보다 연소실 온도가 더 높고 따라서 엔진오일 점도도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합니다. 가솔린 또한 LPG와 비슷하거나 더 적은 수준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젤차 업계·소유주 “GDI 엔진 미세먼지도 조사해라”



항상 디젤차가 이슈 중심이 될 때마다 디젤차를 소유하거나 옹호하는 사람들은 가솔린차량의 GDI 엔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조사하라고 합니다. 과거 독일자동차클럽 등에서 GDI 엔진 미세먼지 배출량이 심각하다고 주장하는데요.


디젤 기관과 흡사한 GDI가 MPI대비 연소효율성이 높아졌지만 연소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해 문제가 된다는 건 저도 알고 있고 저 또한 GDI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 소유주라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은 유로5부터 휘발윤 차량에도 미세먼지 측정항목이 추가되어  0.05g/km를 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디젤차와 비교해서 GAI는 세발의 피라고 합니다.


제가 기자로 재직했을 때 국립환경과학원에 GAI 미세먼지 배출량 문의했더니 당시 담당자가 웃으면서 “걱정 안 해도 된다” 라고 말했습니다. 많이 배출해봐야 0.03g/km를 넘지 않는다. 라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만일 정말 문제가 되면 GDI 차량에도 디젤처럼 미립자필터 즉 GPF가 의무적으로 달렸을 겁니다. 하지만 GPF가 달린 차는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도 전무합니다. 따라서 GDI 엔진 미세먼지 논란은 일단 접어도 됩니다.


다만 PM 2.5 이하 초미세먼지의 경우 디젤 대비 GDI 차량에서 더 많이 배출된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아직 정확한 측정 장비가 없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배출량 측정 결과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합니다.


다음은 디젤차에 관련된 주요 질문과 답변을 자문자답으로 간단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Q, 지금 출시되는 디젤차에서 검은 매연이 발생해 문제가 되는가?

A, 아니다. 매연 자체는 거의 나오지 않고 미세먼지도 대부분 기준치 이하로 나온다. 하지만 고온 연소되는 과정에서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는데 이게 유로 6 기준 대비 훨씬 더 많이 배출되어서 문제가 된다. 


Q, 질소산화물이 문제면 연소실 온도를 낮추면 될 거 아닌가?

A, 연소실 온도가 낮아지면 반대로 검은 매연이 발생하고 DPF가 있어도 미세먼지가 충분히 태울 수 있는 온도까지 도달하지 못해 미세먼지 배출양도 많아진다. 실제로 볼보트럭 등 일부 수입 상용차 업체들은 자사의 트럭에 연소실 온도를 650도 이상 유지하는 장치가 탑재됐다.


Q, 갑자기 국내 여론이 디젤차 죽이기에 들어간 듯하다. 정부가 세수 확보하려고 여론전 펼치는 건가?

A, 난 정부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디젤 본고장 유럽에서도 제기되고 있으며 런던과 파리 등 유럽 대도시들은 디젤차 시내 진입금지를 발표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Q, 디젤차가 급속히 늘어났는데 그럼 휘발유에 붙는 세금을 내리면 되지 않나?

A, 휘발유는 1리터에 526원, 디젤은 375원의 세금이 붙는다. 만약 휘발유 세금을 디젤 수준으로 낮추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가격이 디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아진다.(휘발유 제조단가가 디젤보다 낮음)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휘발유 승용차로 쏠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간접세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표적인 간접세 유류 세를 정부가 인하할지는 모르겠다.(절대로 인하 안한다 에 백만표)


Q, 왜 디젤차는 과거 클린 디젤이라는 친환경 이미지가 붙었나?

A, 연비가 월등히 좋다. 또한 지구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 LPG보다 적다. 이거 때문에 가솔린 차량은 지난 십 수년 동안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낙인찍혀 전세계적으로 해로운 차량으로 낙인찍혔다. 


Q, 따지고 보면 지구온난화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도 해로운 물질 아닌가?

A, 틀린 말은 아니다. 이산화탄소도 독성이 있고 농도가 너무 높으면 사람 등 생물이 죽게 된다. 하지만 식물 생장에서 이산화탄소는 필수고 이산화탄소는 급속냉각용 드라이아이스 등 산업 분야에 전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Q, 조사한 차량 거의 대부분 승용 디젤인데 상용 디젤은 어떤가?

A, 오히려 상용 디젤차가 승용 디젤차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 상용차는 차체와 배기량이 모두 크기 때문에 배기가스 정화장치가 삼중, 사중 이상 붙어 있다. EGR, LNT, LNC, SCR, DPF 등 장치를 한꺼번에 부착한다. 


하지만 승용차는 상대적으로 작고 특히 저배기량 소형 디젤차는 가격 측면에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배기량 2.0L 이하 승용 디젤차는 SCR이 없는 경우가 많다. SCR은 현존하는 질소산화물 제거 기술 중에서 성능이 가장 좋지만 요소수 탱크 공간도 별도로 있어야 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중, 소형 디젤차는 잘 쓰이지 않는다.


우리는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혹은 매일 아니더라도 마트나 시장에 가서 물건을 구매하고 대가를 돈으로 지불합니다. 사람이 생활하는데 가장 필요한 끼니를 해결하려면 음식을 구매해야겠죠. 1,000원도 안 되는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부터 1인당 10만원이 넘는 호화로운 식사까지 끼니 해결하고 내는 액수가 참 다양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크고 비쌀수록 더 편안하고 더 빠르며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싸고 작은 자동차보다 상대적으로 더 안전합니다. 경차, 소형차 비하하는글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틀린 말은 아니죠.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사용되는 연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휘발유보다는 고급휘발유가 옥탄가 더 높으면서도 계면활성제, 청정분산제 등 첨가제 함량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옥탄가를 고급휘발유에 맞춰 출시한 수입차는 말할 것도 없고 국산차 또한 고급휘발유 주유시 더 조용하고 더 부드러운 느낌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알려진 것과 다르게 옥탄가가 높아질수록 점화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옥탄가 높은 휘발유라고 해서 폭발력이 꼭 좋아지진 않긴 합니다.


가솔린보다 저렴하고 연비가 뛰어난 디젤차의 숨겨진 함정



고급휘발유와 마찬가지로 과거엔 고급경유를 취급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수요가 없어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죠. 


고급경유가 판매되던 시절 일반 경유보다 세탄가를 더 높인 유종으로 폭발력이 좋다는 소문 때문에 수입 디젤차 오너들 중심으로 한때 붐이 일기도 했습니다. 다만 효과가 미미해 현재는 취급하는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경유는 휘발유대비 리터당 200원 더 저렴한 연료입니다. 또한 열량이 휘발유보다 높고 스스로 압축 착화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비도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이 많은 운전자들은 주저 없이 디젤을 선택합니다. 소형 디젤차는 장거리 연비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연비가 더 좋습니다.


하지만 디젤차는 몇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배기가스가 가솔린차보다 더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백금촉매 EGR 등 배기가스를 정화하고 재순환하는 장치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최근 강화된 유로 6 배기가스 기준에 맞춰 질소산화물을 더욱 줄여야 하기 때문에 중, 대형차를 중심으로 SCR을 탑재해 질소산화물을 크게 저감시키기도 하죠.


그런데 이들 배기가스 정화장치들 대부분이 주행거리가 길어질수록 카본 등이 쌓여 성능이 점점 저하됩니다. 주기적으로 청소하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청소만으로도 성능이 나오지 못해 부품을 교환해야 합니다.


EGR 밸브 고장으로 약 67만원을 지불한 사연 


이번 사례는 유류비가 저렴한 SUV를 소유한 어느 오너분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디젤차는 공기를 연소실에 강제로 밀어넣는 터보차저, 공기를 냉각시키는 인터쿨러, 그리고 엄청난 압력으로 연료를 분사시키는 초고압 인젝터,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재순환장치 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반떼 AD 등 디젤과 가솔린이 같이 출시된 모델들을 보면 디젤이 200-300만원 더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디젤은 장거리주행 비율이 높을수록 연비가 좋아 유류비가 크게 절감되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1년 3만km 이상인 경우 디젤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장거리주행 용도는 디젤차를 사라고 권장합니다. 그리고 어느 자동차든지 시내주행보다는 장거리 고속주행비율이 높을수록 자동차가 고장이 안나고 연소실에 카본이 덜 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 사진을 보시면 흡기매니폴더에 슬러지와 카본이 심하게 축척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 장거리 주행 비율이 높습니다. 위 사진은 해당 오너분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사진이고 차종은 현대 투싼 IX이며 현재 8만9000km를 주행하신 상태라고 합니다.


이분은 운행 중 EGR 경고등이 점멸되면서 이상증상을 느껴 센터에 증상을 의뢰하니 EGR 밸브가 고장났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EGR밸브는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블로바이가스를 재순환하는 장치이며 질소산화물 정화목적도 있지만 고속, 가혹주행시 연소실 내부 온도를 적정하게 제어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EGR 밸브와 연결된 호스를 빼고 달려도 단기간에는 문제없지만(오래된 디젤차는 매연도 안나오는 효과가 있긴 합니다^^) 장기간에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고 무엇보다도 배기가스 재순환 과정을 거치지 않아 그만큼 질소산화물이 많이 나올 확률이 높죠.


이 오너분께서는 결국 EGR 밸브 신품으로 바꾸고, 연소실 클리닝 인젝터 영점조정 등을 거쳐 약 67만원을 지불해야 했으며 이 외에 현대 싼타페를 소유한 다른 오너분도 EGR 밸브가 고장나서 EGR 밸브 교체하고 클리닝 과정을 거쳐 30만원의 돈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연료비 절약한 돈이 수리비로 나간 사례



물론 EGR 밸브는 반영구적으로 쓰이는 부품이기 때문에 보통은 폐차할 때까지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디젤차는 초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하고 공기를 강제로 연소실에 넣으며 배기가스 정화장치가 가솔린, LPG보다 더 복잡해 예열과 후열 그리고 주기적인 클리닝 등 섬세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디젤차를 소유하다가 부품 고장으로 큰 돈 들여서 수리비를 지불하신 분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연료비 절감으로 돈을 절약해도 오래 타면 나중에 절약한 돈을 다시 수리비로 나가게 되더라”라고 말이죠 물론 오랫동안 소유하고 주행거리가 많아도 별다른 고장이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솔린(자연흡기 엔진)의 경우 연료비 부담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수리비 부담이 적고 디젤은 연료비 부담이 적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큽니다. 거기에 디젤은 대체로 엔진오일 교환비용 등 소모품가격도 가솔린보다 부담이 더 큰 편이죠. 세상은 공평하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