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의료 인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보건의료노조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12월 20일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장 9.2 노정합의 코로나19 인력 기준을 준수하는 행정명령 내려 병상 확보와 함께 의료인력 확충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성공할 수 있는 장기전 준비를 위해 의료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의료대응역량 강화 대책을 주장했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16일 긴급 멈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의료 대응역량 강화 대책에는 병상 확보와 병상운영 효율화, 재택치료 강화 대책이 포함되어 있지만, 가장 핵심인 의료인력 확충 대책은 아예 빠져있었다.

청와대는 12월 20일 <병상 확충 관련 대통령 특별지시 서면브리핑>을 통해"지금까지 진행해온 병상 확충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면서 특단의 조치를 통해 의료 대응 역량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의료 인력에 대한 구체적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의료인력을 코로나 환자 진료에 최대한 투입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으나 환자를 직접 돌보는 간호 인력과 보조 인력 확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최소한의 필요인력을 제외한 코로나 진료 관련 전문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 코로나 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 배치하고, 내년 2월 말부터 임용훈련을 시작하는 신입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도 코로나 진료에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며 의사 인력에 국한된 지시사항을 공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위드코로나 대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국민들의 희생과 고통으로 마련된 긴급 멈춤이 또 다시 임시방편적이고 땜질방식의 대책만 난무하는 시간 낭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말로는 인력확충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떠한 방안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난 2년 가까이 사투를 벌여 온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아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나 위원장은"복지부는 병상을 확보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리고 정작 환자를 돌볼 인력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국회에서 보조인력지원비 811억조차 반대하여 해당 예산이 통과되지 못했다. 지자체는 코로나 끝난 이후에 인력이 남는다는 터무니 없는 이유로 지방의료원들의 인력확충 요구를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사용자들 역시 손실보상금은 다 챙기면서 인력을 채용하려는 노력은 매우 소극적으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전 준비의 핵심은 의료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문제는 인력이다. 의료대응 역량 강화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총력 대응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병상 동원과 함께 인력 동원에 대해서도 강력한 행정명령과 지원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코로나19 최일선의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참가하여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현장의 상황을 증언했다. 홍수정 보건의료노조 전북대병원지부 지부장은"병상만 확보하고 음압시설, 에크모같은 의료장비를 지원해주면 뭐하나. 장비를 사용하고 환자를 치료할 간호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면서 "그 사이 국립대병원의 간호사는 번아웃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의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홍 지부장은 "최근 국립대병원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2022년 필요인력 증원 요청 결과를 통보받았다. 요청한 인원의 평균 30% 정도 밖에 승인하지 않았으며 간호사 인력뿐만 아니라 간호 지원 인력까지 거의 삭감하여 승인했다"며 국립대병원의 인력을 통제하는 기획재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성진 보건의료노조 백병원 부산지역지부 사무장은"과연 행정명령 이후 코로나 감염 환자를 케어하기 위해서 병원 직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정부 당국은 혹시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무장은 "위중증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중환자를 간호한 적도 없는 간호사들이 코로나 음압병실로 투입돼야만 했다. 일반병동 간호사들은 중환자들을 케어 해본적이 없기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는데도 교육기간도 없이, 레벨D,PAPR이라는 보호장비 착용 한번 해보지 않고 음압격리병동으로 부서 배치를 했다. 환자와 본인들의 건강과 업무 부담은 고스란히 직원들의 몫으로만 돌아간다. 2년 동안 이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이자 현재 4일차 파업을 하고 있는 김주연 보건의료노조 군산의료원지부 부지부장도 증언에 동참했다. 

 

김 부지부장은"'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미명아래 행정 당국은 계속적으로 병실을 확충하라는 지침을 내린다. 의료현장의 인력지원 및 시설 지원에 대한 계획은 전무한 채 기존의 전담 병동 인력으로도 힘들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지침 지키랴, 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센터에 까지 기존 인력을 투입하랴, 현장의 모자란 인력을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하고 있다"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상황을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이 함께 하는 감염병 총력대응체계 구축 ▲의료인력 소진·이직을 막기 위한 특단의 인력확충 대책 추진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간호사 교육·훈련 지속 추진 ▲제대로 된 재택치료 관리를 위해 행정인력과 모니터링 인력 확보 ▲코로나19 전담병원 첫 파업 군산의료원 파업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제대로된 장기전을 준비하기 위해 의료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의료 인력 확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 당장 9.2 노정합의 코로나19 인력 기준을 준수하는 행정명령 내려 병상 확보와 함께 의료인력 확충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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