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반기 한때 유행했던 '니코니코니'라는 단어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TV 애니메이션 러브라이브에서 야자와 니코 라는 캐릭터가 틈날 때마다 말하는 니코니코니라는 단어 덕택에 애니메이션에 관심 없는 일반 사람들도 러브라이브에 대해 한 번이라도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러브라이브는 출판사, 게임회사,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이 합동으로 만든 프로젝트이며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이며 아이돌 마스터(아이마스)와 함께 아이돌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애니플러스 등을 케이블 TV 채널을 통해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리듬액션 게임 일명 스쿠페스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러브라이브 팬 층이 급속하게 두터워졌습니다.

 


2014년 하반기 TV판이 모두 종료된 후 2015년에 러브라이브 극장판이 방영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 6월 13일 일본에서 극장판 개봉을 시작으로 2015년 8월 1일과 2일 이틀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특별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애니메이션 특별상영회가 열렸는데요. 한 가지 놀라운 점이 있다면 상영회 관람비용이 일반적인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비용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 그리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밤새도록 계속 줄을 서는 매니아들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관람 뿐만 아니라 한정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밤 세워 줄 서는 모습을 연출하는 건 사실 일본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연출한 걸 직접 보니 충격적이었습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8월 1일 특별상영회 종료 후에도 다음 날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매니아들이 밤새서 줄을 지키며 기다렸습니다. 저는 애니메이션 특별상영회 생전 처음으로 관람했는데 다른 특별상영회 보신 분들 이야기에 따른 과거의 어떠한 특별상영회보다도 러브라이브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러브라이브의 원동력은 다다익선[多多益善]?

 

 

러브라이브 극장판 특별상영회를 보았지만 아직 러브라이브 극장판을 보지 않으신 독자 분들을 위해 네타+스포가 우려되는 줄거리는 작성하지 않고 다음 포스팅에서 차후에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짧은 소감평을 적자면 역시 나보다는 멤버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뮤즈 다운 생각과 행동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감동적이기도 하고 중간에 개그 장면도 빵빵 터져주면서 애니메이션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보통 OVA나 극장판은 1번 보고 그 뒤로 잘 안보는 데 이번 러브라이브 극장판은 9월 정식 개봉되어도 계속 보고 싶네요.

 

그렇다면 이번 러브라이브 극장판 특별상영회에서 많은 매니아들이 관람하고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밤 세워 줄 선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러브라이브가 일본이나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 등과 다르게 뮤즈라는 스쿨 아이돌 그룹 9명의 구성원이 각자 맡은 역할을 훌륭하게 잘 소화했고 캐릭터들의 능력치가 크게 편중되지 않았으며 멤버 간의 갈등과 의견 충돌 그리고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발생해도 대화 채널을 열어 효과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모습은 개인주의가 절대적인 우리나라, 일본 청소년이나 젊은 층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음반 등을 내고 스쿠페스 게임에 한정 카드 등의 이벤트를 출시하면서 러브라이브라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끄지 않도록 제작사 측에서 크게 신경을 쓴 점도 러브라이브가 크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이라 생각됩니다. TV 애니메이션 스토리 논란 및 음반 표절 등의 문제가 부상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이슈들은 러브라이브의 인기를 꺾지 못한 미풍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당장 러브라이브 같은 대작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을까?

 

 

단순히 비슷하게 만드는 거야 만들 수는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는 세대를 뛰어넘는 만화 및 애니메이션 등의 컨텐츠가 양산하기도 했으며 아기공룡 둘리의 배경이 된 쌍문동에 둘리 뮤지엄이 개관되기도 했습니다. 타요, 뽀로로 등의 애니메이션은 이미 유아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시내버스에 타요 랩핑된 버스가 현재 운행 중이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작 히트를 친 애니메이션들은 거의 대부분 연령층이 너무 낮습니다. 초등학생 이하 학생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 관련 제품을 사고 싶어도 부모님의 경제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되고 사실상 부모님이 물건을 구매하는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나가는 굿즈를 아이 스스로 구매할 확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따라서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볼 수 있는 만화 애니메이션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음, 네이버 등에 연재되는 웹툰으로 성공하면서 드라마 등으로 리메이크 된 미생 같은 사례가 있지만 아직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하루 빨리 만화+애니메이션=아이들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하는데 다행인 점은 요즘은 이러한 인식이 희석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코믹월드에 다녀왔었는데요. 과거 5-6년 전 만 하더라도 30대 이상 어른들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30대 이상 어른들도 간간히 보이고 초창기 서울코믹월드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부모가 되어 아이들과 같이 코믹월드에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인식의 전환과 함께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도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러브라이브는 출판사와 게임회사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힘을 합쳐 만든 컨텐츠인데 처음 출시한 2010년에는 흥행이 거의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고 홍보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러브라이브 인지도가 점차 상승하고 결국 일본에서 러브라이브 극장판이 흥행 1위에 등극했습니다.(같은 시기 다른 국가들의 영화 흥행 1위는 거의 대부분 쥬라기월드)

꼭 아이돌 장르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도 이러한 프로젝트형 애니메이션이 크게 성공을 거둬 많은 사람들이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밤 세워서 줄 서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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