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최초의 SUV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 X5는 출시할 때부터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BMW는 X5 처음 출시할 때부터 SUV가 아닌 SA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조한 모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Sport Activity Vehicle 약자인 SAV는 온로드에서 스포츠주행을 중시하는 BMW 철학이 반영되어 온로드 주행성능 위주로 설계된 모델이며 그 증거로 승용차와 비슷한 모노코크 설계 그리고 오프로드 주행에 용이한 LOW 기어가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거의 대부분 SUV 모델들이 승용차와 비슷한 모노코크 설계로 제작되고 LOW 기어 또한 흔하지 않지만 BMW X5가 처음 출시될 당시 SUV 모델들은 대부분 오프로드 주행에 용이하지만 온로드 주행에 불리한 프레임바디 SUV 모델들이 아직까지 대세였습니다. 2000년 첫 출시 때 BMW X5 경쟁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M 클래스인데 이 당시 M 클래스는 프레임바디로 설계된 모델입니다.

 

 

프레임바디는 대체로 격자 혹은 H 모양으로 구성된 철제 프레임 구조물 위에 엔진과 변속기 등의 파워트레인, 그리고 사람들이 탑승하는 바디쉘을 얹는 구조입니다. 강성이 뛰어나 거친 오프로드를 주행해도 차체가 쉽게 비틀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온로드 주행 시 짧은 요철 구간을 지나거나 과속방지턱 등을 넘어갈 때 모노코크로 설계한 승용차, SUV보다 승차감이 나쁘며 무겁고 프레임 위로 엔진과 미션 그리고 바디쉘을 얹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행안전성과 주행성능도 모노코크보다 불리합니다.

 

 

21세기 문턱에 접어든 2,000년 시절만 하더라도 SUV의 주요 무대는 오프로드라는 인식이 강한 시절이기 때문에 반대로 온로드 주행에 특화되고 오프로드 주행은 거의 고려하지 않은 BMW의 행보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강성이 높아지면서도 무게가 가벼운 고장력 강판 혹은 알루미늄 합금 등이 확대 적용되면서 무게중심이 높고 무거운 프레임바디 대신 모노코크로 대부분 대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도로 포장 비율이 높아지고 세계 각국의 연비규제 때문에 무겁고 온로드에서 불편한 프레임바디로 설계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BMW는 이러한 흐름을 미리 읽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3세대 BMW X5가 공개되면서 8단 자동변속기,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기본 적용되면서 무거운 SUV 단점이었던 낮은 연비를 극복했습니다.

 

 

국내 수입 판매되는 3세대 X5는 30d, 40d, 50d 모델이며 저는 그 중에서 30d, 50d 모델을 시승했었습니다. 모델 숫자가 클수록 고성능 모델이지만 배기량은 모두 3.0L 디젤 엔진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숫자가 높은 모델일수록 출력과 토크가 더 높으며 30d는 터빈이 1개, 40d는 터빈이 2개, 50d는 3개의 터빈이 탑재되었습니다.

 

무난한 X5 30d 배기음이 우렁차고 힘이 넘치는 50d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의 힘을 내는 X5 30d만 하더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힘이 넉넉합니다. 힘에 대한 욕심이 없으면 X5 30d를 구매해도 충분합니다. BMW 코리아에서 제시한 0-100km/h 수치는 6.9초 이며 국산 V6 3.0L 급 가솔린 대형세단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현재 판매되는 BMW 모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가장 연비가 잘 나오는 에코 프로 주행모드 그리고 평상시 주행에 적합한 노멀모드 그리고 스포츠주행에 적합한 스포츠모드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X5의 모든 모델들도 비슷합니다.

 

에코 프로 주행모드에서는 다른 세 가지 주행모드와 다르게 계기판 색깔이 푸른색으로 변경되고 순간연비 대신 파워게이지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떼면 자동 중립 기능이 활성화되어 타력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변속시점을 늦추고 서스펜션 감쇄력이 단단해지며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집니다. 이건 30d 뿐만 아니라 M 50d 모델도 비슷합니다.

 

이전에 2세대 X5도 시승했었기 때문에 3세대 X5하고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는데요. 2세대 X5가 스포츠주행을 좋아하는 운전자들이 선호할만한 모델이라면 3세대 X5는 뒷좌석 탑승자들도 배려했습니다. 30d 모델의 경우 노멀, 에코 프로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더욱 부드럽습니다.

 

미흡한 점이 있다면 제가 시승했던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풍절음 유입이 타사 SUV 모델보다 크게 유입되었습니다. 이건 30d 뿐만 아니라 최상위 모델인 M 50d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재질이 9,000만 원대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재질일까? 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X5 30d 모델이 대중적인 모델이라면 X5 M 50d는 달리기에 중점을 둔 모델 답게 서스펜션이 한층 더 단단하고 타이어 또한 X5 30d와 비교해서 더 큰 타이어가 탑재됩니다. 엔진 자체는 X5 30d와 동일하지만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75.5kg.m에 달하는 높은 파워를 얻기 위해 3개의 터보가 탑재된 트리플 터보 엔진입니다.

 

트리플 터보 3.0L 디젤 엔진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되어 작용합니다.

 

 

먼저 공회전 상태에서 1,700rpm까지는 낮은 배기압력에서 작동되는 터빈이 활성화됩니다. 낮은 rpm에서는 배기가스 유속이 약하기 때문에 스몰 터빈 하나만 작동되며 1,700rpm까지 스몰터빈 하나로 공기를 흡입시킵니다.

 

 

1,700-2,200rpm 영역에서는 가장 큰 터빈도 같이 구동되면서 더 많은 공기를 본격적으로 연소실에 밀어 넣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2,200-2,600rpm 영역에서는 부스트압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너무 높은 압력에서 터빈이 구동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웨스트게이트가 활성화되어 배기가스 일부분을 바이패스 합니다.

 

 

2,600rpm 부터 엔진이 허용하는 최고rpm까지는 마지막 1개의 스몰 터빈까지 작동하면서 비로소 3개의 터보가 모두 가동됩니다.

 

트리플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된 X5 M50d는 스포츠주행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배 기음은 더욱 우렁차고 서스펜션은 X5 30d 보다 한층 더 단단하며 20인치 휠, 타이어는 더 크고 접지면적이 더 넓어져 지면에 닿는 타이어 폭은 전륜 275mm, 후 륜 315mm나 되며 타이어 사이즈는 전륜 275/40/20, 후 륜 315/35/20 타이어가 탑재됩니다.

 

 

위 영상은 제가 X5 M50d 시승할 때 촬영한 기속력 영상입니다. 약간 오르막 구간에서 측정했는데요. 영상을 보시면 X5 M50d 가 속력이 얼마나 놀라운 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공차중량이 무려 2,190kg에 달하지만 381마력 75.5kg.m에 달하는 엄청난 출력과 토크로 무장한 X5 M50d는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더 빠른 짜릿한 가 속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X5 M50d가 이 정도인데 공차중량이 300kg이상 더 가벼운 5 시리즈 M550d 모델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합니다. 이 모델은 아직 시승해 보진 못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이 있다면 X5 M50d는 이렇게 놀라운 성능을 내면서도 연비가 상당히 좋습니다. 트립으로 측정한 연비이기 때문에 실제 연비와 다르겠지만 서울 시내 주행에서 10km/l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X5 30d 국내 판매가격은 9,660만원 입니다. 가격이 비싼 편이죠. 훨씬 더 큰 아우디 Q7 35TDI 모델보다 가격이 더 높고 포르쉐 카이엔 3.0디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론 수입차를 정가 그대로 주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X5 경쟁 모델들도 모두 수입차라는 함정이 있습니다.

 

반면 X5 M50d는 가격은 1억3천9백만 원 이며 아우디 Q7 45 TDI 콰트로 프레스티지보다 가격이 약 1천만 원 더 높지만 최고출력은 40마력 더 높고 가속력은 X5 M50d가 훨씬 더 월등하며 연비 또한 X5 M50d 모델이 더 좋은 점을 감안하면 X5 M50d 경쟁력은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쥬크가 해외에서 출시할 때 왠 멧돼지를 양산했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개성을 중시하는 현재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지만 쥬크는 디자인이 너무 개성이 강해 한편으로는 쥬크 디자인보고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헤드램프가 프런트 위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아래쪽에 안개 등 혹은 주간주행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눈썹처럼 보이는 좌, 우 램프가 헤드램프이고 닛산을 상징하는 V-모션 그릴 아래쪽에 붙어 있는 원형 램프는 안개등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헤드램프는 안개등처럼 보이는 원형 램프가 헤드램프입니다.



HID 헤드램프 옵션이 없는 일반 할로겐 램프의 경우 눈썹처럼 보이는 램프가 헤드램프를 역할을 하면 지면과의 거리가 너무 높아 헤드램프가 어둡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아래 쪽 원형 램프가 헤드램프 역할을 하는 듯 합니다.


작은 차체를 가진 소형 SUV는 최대한 넓은 실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승용차 등과 비교해서 대체로 A 필러 각도가 가파르게 설계합니다. 닛산 쥬크도 운전석과 조수석의 넓은 헤드룸 확보를 위해 A 필러가 가파르게 설계 되었으며 덕분에 전방시야 확보가 잘 되어 있습니다.



대체로 소형 SUV는 소형차보다 전방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비포장도로나 과속방지턱 구간에서 차체 하부가 바닥에 닿을 확률이 적으며 운전이 쉬워 20-30대가 첫차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익스테리어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인 또한 젊은 운전자들 취향을 철저히 반영해 부드러운 곡선 위주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재질이 저렴한 플라스틱이 인테리어 주요 마감 재질이고 도어트림 등에 직물이 적용되었는데요. 운전자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센터페시아 스크린 주변에는 블랙유광 그리고 센터콘솔 컵홀더 중심으로 강력한 레드유광 에나멜 재질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시승차는 쥬크 SV 트림인데 네비게이션 스크린 아래쪽에 작은 스크린이 있습니다. 에코주행 모드에서는 연비 스포츠주행 모드에서 토크게이지를 볼 수 있는데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해 있어 운전할 때 시선을 아래로 내려야 합니다.



소형 SUV 모델이기 때문에 실내공간 자체는 좁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은 넉넉하지만 뒷좌석 공간은 상당히 좁습니다. 특히 뒷좌석 레그룸의 경우 키가 큰 사람이 탑승하면 굉장히 좁게 느껴질 겁니다. 쉐보레 스파크, 기아 모닝 등의 경차와 비교하면 넓지만 위 급 소형차 엑센트, 아베오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좁게 느껴집니다. 


내 마음대로 변속할 수 있는 CVT



엄밀히 말하면 CVT는 운전자가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마다 기어비가 가변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기어 단수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쥬크는 유럽시장을 겨냥한 모델입니다. 아시다시피 유럽 시장은 운전자가 직접 변속하는 수동변속기 선호도가 높은 국가이며 자동변속기라도 수동변속기처럼 변속할 때마다 느껴지는 기분 좋은 충격 그리고 변속의 자유 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도 수동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편리한 운전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와 이러한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엑셀레이터 밟는 정도에 따라 rpm이 가변으로 변하는 CVT를 유럽운전자들이 좋아할까? 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쥬크 CVT는 일상적으로 부드러운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부터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밀어 수동모드를 사용 시 이거 DCT가 탑재된 거 아닌가? 하는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빠른 변속 속도 그리고 엑셀레이터 밟을 때마다 바로 반응이 오는 직결감을 느꼈습니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5kg.m의 힘을 내는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은 르노삼성 SM5 등에 탑재되어 우리나라에도 친숙한 엔진입니다. 이 엔진은 터보차저가 적용되었지만 낮은 rpm부터 높은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자연흡기 엔진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엔진 반응이 특징이며 연비도 좋은 엔진입니다. 다만 SM5 TCE는 6단 게트락 DCT가 탑재되고 닛산 쥬크는 CVT가 탑재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강력한 가솔린 터보 엔진 덕택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힘이 부족하진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연비향상 때문인지 에코 모드에서는 엔진 반응이 조금 느리고 반대로 스포츠모드에서는 반응이 빠른 특징이 있습니다.



빠른 스티어링휠 반응과 코너링 그리고 기동성을 중시하는 유럽자동차시장 특성에 맞춘 쥬크는 유럽에 판매되는 동급 소형 SUV와 비교해도 서스펜션 감쇄력이 단단한 편이어서 요철 구간을 지날 때는 오히려 피곤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킷에서는 이러한 단단한 서스펜션 덕택에 좌우 쏠림을 크게 억제해 스릴 넘치는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2,69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닛산 쥬크 



쥬크의 국내 판매가격은 2,690만원 입니다. 수입 자동차 브랜드라는 걸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판매하는 쉐보레 트랙스, 쌍용 티볼리, 르노삼성 QM3 등과 비교하면 가격이 약간 높습니다. 무엇보다도 쥬크에 탑재된 1.6L 엔진의 정확한 배기량은 1,618cc이기 때문에 자동차세가 cc당 140원이 아닌 cc당 200원이 부과되어 소형 자동차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트랙스나 티볼리 QM3와 비교해서 월등히 높은 동력성능 그리고 개성이 강한 디자인은 닛산 쥬크만의 독특한 매력이라 생각됩니다. 닛산 쥬크는 국내에서 2,690-2,890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혼다 하면 떠오르는 차 하면 보통 중형 세단 어코드, 준중형 세단 시빅 그리고 중형 SUV CR-V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하지만 혼다 파일럿이라는 모델명을 아냐고 물어본다면 그런 모델이 있냐? 혹은 모르겠다. 라는 반응이 대부분일 겁니다.

 

파일럿은 토요타 하이랜더, 현대 베라크루즈 등과 미국에서 경쟁하는 중형 SUV 모델입니다. 미국은 전장 5m가 훌쩍 넘는 대형 급 SUV 모델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쉐보레 타호 서버반 GMC 유콘 포드 포드 익스페디션 등이 미국에서 대형 급 SUV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에서 대형 급 SUV 모델들이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베라크루즈, 모하비 등이 대형 급 SUV로 분류되고 북미에서 베라크루즈와 경쟁하는 혼다 파일럿도 국내에서는 자연스럽게 대형 급 SUV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 베라크루즈, 기아 모하비 등과 경쟁하는 혼다 파일럿은 일단 크기가 상당히 큽니다. 전장이 4,875mm, 전폭 1,995mm, 전고 1,840mm이며 오프로드 주행 또한 고려한 모델이기 때문에 최저지상고는 20.32cm로 은근히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무게중심이 높게 느껴지기 때문에 와인딩 로드에서 속도를 높여 주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모델입니다. 막상 가파른 오르막 와인딩 구간에서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보니 의외로 기대 이상으로 서스펜션이 좋았습니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SUV 모델이기 때문에 서스펜션 상하 스트로크가 길게 느껴졌고 쇽업쇼버 자체도 부드럽습니다.

 

 

그럼에도 와인딩 로드에서는 좌우 롤링이나 상하 바운싱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습니다. 타이어가 마른 노면에서 접지력이 높은 타이어가 아니고 타이어 사이즈 또한 235/60/18에 불과하기 때문에 코너를 빠르게 통과할 수는 없지만 서스펜션 셋업은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키를 내주고 조수석에서 동승해도 만족스러웠고요. 파일럿을 시승하면서 가장 생각난 모델이 기아 모하비입니다. 모하비는 동력성능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서스펜션은 흔들림을 너무 많이 허용하고 승차감이 좋지 않으며 와인딩 로드에서도 불안합니다. 

 

모하비의 경우 연식이 변경되면서 서스펜션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프레임 SUV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프레임 SUV 모델인 렉스턴 W의 경우 적어도 차체 흔들림이나 승차감은 모하비와 비교해서 훨씬 더 나았습니다. 믿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입니다.

 

 

각진 디자인이 적용된 혼다 파일럿은 익스테리어 디자인만 보면 상당히 투박해 보이지만 탑승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혼다 파일럿은 전면 시야가 잘 확보되어 있고 뒷좌석 탑승객들이 경치 등을 볼 때도 넓은 시야 때문에 경치 구경하기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파일럿은 시트포지션이 승용차에 가까우면서도 1,840mm에 달하는 전고 덕택에 헤드룸이 상당히 넓습니다.

 

혼다 파일럿의 엔진은 V-TEC 기술이 적용된 V6 3.5L SOHC 엔진이며 중형 세단 어코드 등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다만 높은 견인력을 요구하는 SUV 특성상 출력을 낮추고 최대토크나 나오는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서 셋팅한 듯 합니다. 파일럿에 탑재되는 엔진의 최고출력 257마력, 최대토크 35.4kg.m으로 엔진 스펙 자체는 평범한 수치입니다.

 

5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공차중량 약 2톤 수준인 혼다 파일럿을 생각하면 사실 크게 넉넉한 힘을 내는 엔진은 아니지만 추월 등 큰 힘을 필요로 할 때 기어를 낮추고 rpm을 크게 높여 운행하면 V6 3.5L 엔진 답게 가속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단지 2,000rpm 이하에서는 토크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은 있죠. 그렇다 해도 현재 판매되는 2.0L 이하 중형 세단보다는 힘은 월등히 좋습니다. 

 

내년 완전히 변경되는 혼다 파일럿

 

 

혼다 파일럿은 2016년 3세대 파일럿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미 시카고 오토쇼를 통해 선보인 3세대 혼다 파일럿은 차체 길이가 더 길어지는 등 상품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특히 3열 탑승자들이 탑승할 때 편의성을 크게 높였으며 3열에 탑승한 승객들을 위한 별도의 에어 컨디셔너 더 넓어진 3열 출입구 그리고 더 낮아진 시트포지션 등으로 혼다 파일럿은 미국에서 미니밴 성격이 가미된 중형 급 SUV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세대 파일럿의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고장력 강판 확대 적용은 물론 파일럿 최초로 알루미늄 합금도 적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알루미늄 합금은 100% 적용이 아닌 약 5% 정도만 적용되는데요. 그럼에도 3세대 혼다 파일럿은 2세대 보다 공차중량을 약 300파운드(136kg)이나 감량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동력성능은 현행 2세대 파일럿보다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혼다 파일럿은 겉에서 보면 온로드 주행과는 거리 있어 보이는 SUV 모델이지만 훌륭한 서스펜션 승차감과 주행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로잡은 케이스라고 생각됩니다. 처음에 2세대 파일럿 익스테리어만 볼 때 디자인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막상 타보니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국산 SUV 특히 베라크루즈 모하비는 서스펜션 셋팅이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데요. 혼다 파일럿을 본보기 삼아서 제대로 된 서스펜션이 장착 되었으면 합니다.

 

 

 

 

1990년대 신문 광고를 보면 짚(JEEP) 브랜드의 투박한 SUV 신차광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작고 짧은 SUV는 체로키 그리고 크고 웅장한 모델은 그랜드체로키이며 오프로드 주행이 용이한 로(LOW)기어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트림과 엔진에 따라 그랜드 체로키는 리미티드, 오버랜드, 서밋 등으로 트림이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브랜드하고 다르게 리미티드가 가장 낮은 등급입니다. 3.0L 디젤 엔진이 주력이고 높은 정숙성을 원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3.6L 가솔린 엔진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V6 3.0L 디젤 서밋 트림을 시승했었습니다. 가장 최상위 트림 답게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 등에 부드러운 가죽 재질이 폭넓게 적용되었고 19개 스피커에서 흐르는 음악은 원음에 가까울 정도로 음질이 좋았습니다. 스티어링휠 그립감도 부드러우면서 미끄러운 느낌이 없었고 비행기 랜딩 기어를 연상케 하는 기어 레버 덕택에 운전이 아니고 비행기를 조종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V6 3.0L 디젤 엔진은 이탈리아 엔진 전문업체 VM 모토리에서 가져온 엔진입니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VM 모토리라는 업체 명칭을 들어보신 분들이 적지 않을 건데요. VM 모토리는 현대 1세대, 2세대 싼타페, 윈스톰 등에 탑재되기도 했고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마세라티, 포드 등 대다수 완성차 업체에 폭넓게 납품하거나 라이센스 생산을 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랜드 체로키에 탑재되는 A 630 엔진은 마세라티 기블리 디젤에도 탑재됩니다. 다만 모델의 컨셉 및 용도에 따라 출력과 토크 밴드가 조정되어 나옵니다. 그랜드 체로키는 A 630 엔진의 동력을 전달하는 자동변속기는 ZF 8단 자동변속기이며 시속 100km/h에서 1,600rpm을 유지합니다. 특이한 것은 A 630 엔진 음색인데요. 다른 브랜드의 3.0L 디젤 엔진과 비교해서 여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하이톤 음색이 유입됩니다. 그러면서도 3,000rpm 이상 회전수가 올라가면 점차 남성적이고 박력있는 엔진음이 변하더군요.

 

 

험준한 오프로드에서 테스트를 해 볼수 없었지만 그랜드체로키 서밋, 오버랜드 디젤은 쿼트라 드라이브 오버랜드 가솔린, 리미트에는 쿼트라 트랙에 탑재되어 온로드, 오프로드 관계없이 최적의 토크 분배를 이루며 특히 쿼트라 드라이브는 전륜과 후륜은 물론 좌, 우로 토크를 분배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험준한 오프로드에서도 여유 있게 주행할 수 있죠.

 

요즘 출시되는 SUV 들이 온로드 주행에 특화되어 로 기어가 삭제되고 있는 추세이고 국내 판매되는 체로키 경쟁 모델들도 로 기어가 없는 모델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체로키는 오프로드 주행에 용이한 로 기어가 탑재되어 있고 서스펜션 또한 에어 서스펜션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해외 매체에서 슬라럼 주행 시 전복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전복 방지 장치가 가미된 ESP가 탑재되어 있음에도 차체 한쪽이 크게 들릴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것은 분명한 옥의 티라고 생각됩니다. 전복 위험성만 없었다면 거의 완벽한 SUV 라고 칭찬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이 포스팅을 보는 독자 여러분들이 소유한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는 몇 단 이십니까?

 

아마 대부분 6단 자동변속기가 가장 많을 겁니다. 10년 전만 해도 배기량이 큰 대형세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승용차는 4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는데 점차 5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기 시작하더니 2010년 전후로 6단 자동변속기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BMW는 한 술 더 떠서 2010년에 출시한 F10 5 시리즈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전 모델 라인업에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모든 BMW 모델이 8단 자동변속기 탑재되고 있습니다. 크라이슬러 또한 ZF에서 가져온 9단 자동변속기를 점차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6단도 충분하다 생각되는데 9단은 좀 과한 측면이 있죠.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자동차들이 4단 자동변속기가 주류였던 시절 GM대우 토스카가 5단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면서 변속기 효율성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현대기아차 그리고 르노삼성차는 4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상태인데요 이들 자동차 업체들은 중형 2.0L 배기량에 6단 자동변속기는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GM대우는 6단 자동변속기가 우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중형차는 물론 준중형, 소형차에도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면서 이런 논쟁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4단 자동변속기의 경우 2.0L 중형차 기준으로 1단 60km/h 2단 120km/h 3단 180km/h 이상의 속도를 커버하는 반해 6단 자동변속기의 경우 1단 기어비는 거의 비슷하지만 2단 80km/h 3단 120km/h 4단 16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게 설계되어 각단 기어비 간격이 훨씬 더 좁아지면서 기어비를 잘개 쪼개 효율성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경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6단 자동변속기가 표준이 되었지요

 

 

그런데 크라이슬러 200은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 자동변속기가 과연 효율적인지 의문이 듭니다. 기존 6단 자동변속기 대비 3단이나 많기 때문에 변속이 잦은 편인데 변속 단수가 많아서인지 서행 상태에서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으면 순간적으로 가속이 되지 않고 rpm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변속 히스테리 현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크라이슬러 200 2.4L 엔진이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24.2kg.m인데 이 엔진과 매칭되는 변속기는 9단이 아닌 8단이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고속도로에서 사실상 9단이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시속 120km/h 이상 그것도 엑셀레이터 페달을 섬세하게 밟아야 겨우 9단 변속을 허락하구요. 일반적으로 고속도로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설정하면 9단은 사실상 변속이 안됩니다. 9단으로 시속 100km/h 주행하는 경우 1,500rpm 약간 못미치는데 저회전 토크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상 9단 변속기능이 없는 8단 자동변속기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크라이슬러 200 가격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시작 가격이 3,180만원 입니다. 쏘나타 상위트림 가격에 거의 비슷할 정도로 수입차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지요. 물론 3,180만원 트림은 200 리미티드라는 명칭이 부여되었고 상위 트림인 200C 국내 판매 가격은 3,780만원 입니다. 처음에 크라이슬러 200 출시될 때는 3,780만원 크라이슬러 200C가 상품성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승해 보니 오히려 하위 트림인 200 리미티드가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국산 중형차 대신 가격 조금 더 보태서 크라이슬러 200 구매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솔직히 말해서 "글쎄요." 라고 답변 보냈습니다.

 

 

일단 익스테리어 디자인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고 인테리어 또한 고급스러운 소재를 많이 가미되었습니다. 거기에 터치스크린패널이 적용으로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에 표기되는 아이콘으로 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거 뿐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실내 공간이 좁고 특히 운전석의 경우 왼발 풋레스트 위치가 지나치게 높은 곳에 있고 풋레스트 각도가 가파른 편이라 왼발 올릴 때 은근히 불편합니다. 그리고 뒷좌석 공간도 현행 쉐보레 말리부와 비슷할 정도로 좁은 것도 흠이죠. 가격적인 측면에서 보면 수입차 모델인 크라이슬러 200은 상당히 매력 있습니다만 국산차 대신 선택해도 되는지는 글쎼요. 라는 의문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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