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인터넷 뉴스등으로 SK엔카 매물의 포니기사가 나왔었습니다. 엔카에서 매물로 나왔던 포니의 중고가격은 20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중형차 쏘나타에 육박하는 아주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매우 귀한 차량이기 때문이지요.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법한 자동차명 포니 포니는 단순히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모델이 아닌 국내 최초로 국내자동차회사에서 독자출시한 모델입니다. 비록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은 일본 미쓰비시의 것을 들여왔지만 해외메이커가 만든 모델을 그대로 조립해서 판매한것이 아닌 현대자동차에서 설계한 고유독자모델이라는 것만으로도 포니가 국내자동차업계에서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포니는 1976년부터 출시한 포니1과 포니1의 페이스리프트격이라고 볼수 있는 포니2 두가지가 있습니다. 포니2가 후기형이며 제가 시승한 포니모델도 포니2입니다. 포니2는 1200cc엔진과 1400cc엔진 두가지를 선택할수 있는데 제가 시승한 차량의 엔진은 1400cc 4기통 캬브레터 엔진입니다.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읠 갖춘 포니의 익스테리어




지금 국산차업계의 경우 메이커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한뒤 자동차를 개발하지만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우리나라 차량을 유명한 외국 자동차디자이너가 디자인은 맡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더욱이 자체개발이 전무했던 국내자동차회사의 초창기 시절에는 외국디자이너가 차를 디자인한 비중이 높았습니다.


포니의 경우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포니를 디자인할때 뒷 해치경사가 완만하고 평평한 패스트백 디자인이 크게 유행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그가 디자인한 차량들 대부분이 포니와 유사한 디자인 이었는데요. 포니보다 2-3년 앞서 출시된 골프와 시로코가 포니와 비교적 유사한 디자인이었습니다.


포니2의 외관입니다. 30년 가까이된 오래된 모델이지만 경사가 완만한 패스트백 디자인이라 그런지 올드카라고 해도 의외로 날렵한 느낌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크롬도금된 휠캡의 경우 전 차주분이 착용하셨다고 합니다.


포니의 전 후면범퍼가 유난히 툭 튀어나와 있는데 이당시에는 수출형과 동일하게 국내에 출시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포니의 윗급 모델인 스텔라 그리고 1세대 쏘나타의 범퍼도 툭 튀어나온 모델이 있었습니다. 툭 튀어나온 범퍼는 당시 북미의 안전기준을 맞추기 위한 5마일 범퍼입니다. 시속 5마일 속도로 접촉사고를 내도 차체변형이 없다는걸 보장한 범퍼라고 합니다.


단순하고 수동적인 포니의 인테리어


요즘과 달리 과거에는 단순히 이동수단이면 만족하던 시대였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당시의 차들은 일부 고급차를 제외하면 운전석 조수석까지 수동윈도우였습니다(이후에 나온 프레스토 출시하면서 파워윈도우가 도입되었습니다)


포니 센터페시아는 아주 단순합니다. 송풍구와 라디오 그리고 시거잭과 재떨이 이렇게만 구성되어 있습니다.(카세트데크조차 보이지 않네요) 사진 왼쪽에 보이는 작은 스위치는 어떤용도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포니 계기판입니다. 특이하게 엔진회전수를 가리키는 타코미터가 없으며 대신 시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포니계기판 좌우측에는 송풍등을 조절할수 있는 공조장치 버튼과 열선버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열선버튼 아래 에어컨 안개등 버튼자리가 남아있는걸 보니 수출형의 경우 에어컨이나 안개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옵션으로 구입할수 있는듯 합니다.


포니의 4스포크 스티어링휠입니다.
 

포니의 4단 수동변속기입니다. 후진의 경우 기어봉을 누른 상태에서 좌측 아래쪽으로 당겨 변속하면 후진기어를 넣을수 있습니다. 사진상으로 1단 기어는 그냥 위로 넣으면 된다고 하지만 제가 운전해보니 1단 변속하려면 왼쪽으로 약간 당긴 상태에서 위로 넣어야 1단 변속됩니다(그냥 넣으면 3단 상태가 됩니다)


포니2 운전석과 뒷좌석 시트 그리고 도어트림 사진입니다. 지금차량에서는 상상할수 없는 수동식윈도우 손잡이(일명 닭다리윈도우)가 달려있습니다. 지금은 상상할수 없지만 당시에는 이런 수동식윈도우가 당연했던 시대였습니다.


포니2의 뒷좌석입니다. 포니2의 차체는 지금 생산되는 소형차는 물론 전폭과 전고는 지금 생산되는 경차보다도 작고 낮습니다. 그래서인지 뒷좌석에 앉으면 사진에 보이는것과 같이 앞좌석 뒤쪽에 무릎이 닿습니다. 그래도 뒷좌석 실내공간은 제네시스쿠페나 투스카니와 비교하면 꽤 넓습니다.


포니의 트렁크공간입니다. 트렁크공간은 의외로 넓은편입니다. 또한 시트폴딩기능까지 있어 시트폴딩까지하면 생각외로 많은 화물을 적재가능합니다.
 

포니2 시승해보니......


포니2엔진입니다. 처음 포니1이 출시될때는 1200cc엔진이 적용되었지만 포니2부터는 배기량이 200cc 더 높은 1400cc 4기통 캬브레터엔진이 적용되었습니다. 엔진위에있는 동그란 밥통같은 구조물이 바로 공기와 연료를 혼합시켜주는 캬브레터입니다.


관리가 아주 잘된차이긴 하지만 30년 가까이된 올드카이고 해서 다른 현역차량들처럼 가혹한 주행등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속도도 가능하면 80km/h이상 달리지 않았구요. 어차피 포니2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차량이니 좀 주행성능을 체크하는건 무의미하다고 생각됩니다.


포니2의 경우 전자제어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시동을 걸때 쵸크밸브를 열고 시동을 걸어야 합니다. 처음에 포니2의 특성을 모르고 그냥 시동 걸었다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의아했는데 자동적으로 공연비를 조절하는 요즘차량과 달리 포니2는 시동걸때 쵸크밸브를 열어 연료가 연소실에 들어가주도록 해줘야 시동이 걸립니다. 그후 엔진열이 받았다 싶으면 조금씩 쵸크밸브를 닫으면 됩니다.


시승해보니 생각외로 운전하기가 편했습니다. 저회전부터 토크가 풍부해서 현재 제가 타고있는 스파크보다 출발히 쉽고 편하며 언덕에서 정차하다 출발해도 힘이 딸린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습니다. 서스펜션은 전반적으로 부드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흔히 물침대라고 부르는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그리고 의외로 핸들을 좌우로 꺾고 놓을때 핸들복원력이 빨랐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공간이 좁다보니 헤드룸공간이 넉넉치 않고 시트는 푹신했지만 제 체격에는 약간 불편했습니다.


SK엔카 선유도직영센터에서 헤이리까지 왕복했는데 연비는 정확히 측정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대략 리터당15km/l정도는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미쓰비시의 기술력을 빌려 자체개발모델을 성공한 현대자동차의 포니는 이후 X카 프로젝트로 탄생한 포니엑셀(프레스토)가 탄생하면서 바통을 서서히 넘기고 1988년 단종되었습니다.(포니픽업은 1990년까지 생산) 그러나 해외에서 포니의 명칭은 X-2카 즉 현대 뉴엑셀 수출형까지 쓰였습니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꾸준히 자동차부품을 독자개발하고 국산화하면서 현재 현대자동차는 글로벌에서도 아주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가 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 포니시승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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