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혹은 매일 아니더라도 마트나 시장에 가서 물건을 구매하고 대가를 돈으로 지불합니다. 사람이 생활하는데 가장 필요한 끼니를 해결하려면 음식을 구매해야겠죠. 1,000원도 안 되는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부터 1인당 10만원이 넘는 호화로운 식사까지 끼니 해결하고 내는 액수가 참 다양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크고 비쌀수록 더 편안하고 더 빠르며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싸고 작은 자동차보다 상대적으로 더 안전합니다. 경차, 소형차 비하하는글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틀린 말은 아니죠.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사용되는 연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휘발유보다는 고급휘발유가 옥탄가 더 높으면서도 계면활성제, 청정분산제 등 첨가제 함량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옥탄가를 고급휘발유에 맞춰 출시한 수입차는 말할 것도 없고 국산차 또한 고급휘발유 주유시 더 조용하고 더 부드러운 느낌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알려진 것과 다르게 옥탄가가 높아질수록 점화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옥탄가 높은 휘발유라고 해서 폭발력이 꼭 좋아지진 않긴 합니다.


가솔린보다 저렴하고 연비가 뛰어난 디젤차의 숨겨진 함정



고급휘발유와 마찬가지로 과거엔 고급경유를 취급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수요가 없어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죠. 


고급경유가 판매되던 시절 일반 경유보다 세탄가를 더 높인 유종으로 폭발력이 좋다는 소문 때문에 수입 디젤차 오너들 중심으로 한때 붐이 일기도 했습니다. 다만 효과가 미미해 현재는 취급하는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경유는 휘발유대비 리터당 200원 더 저렴한 연료입니다. 또한 열량이 휘발유보다 높고 스스로 압축 착화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비도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이 많은 운전자들은 주저 없이 디젤을 선택합니다. 소형 디젤차는 장거리 연비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연비가 더 좋습니다.


하지만 디젤차는 몇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배기가스가 가솔린차보다 더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백금촉매 EGR 등 배기가스를 정화하고 재순환하는 장치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최근 강화된 유로 6 배기가스 기준에 맞춰 질소산화물을 더욱 줄여야 하기 때문에 중, 대형차를 중심으로 SCR을 탑재해 질소산화물을 크게 저감시키기도 하죠.


그런데 이들 배기가스 정화장치들 대부분이 주행거리가 길어질수록 카본 등이 쌓여 성능이 점점 저하됩니다. 주기적으로 청소하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청소만으로도 성능이 나오지 못해 부품을 교환해야 합니다.


EGR 밸브 고장으로 약 67만원을 지불한 사연 


이번 사례는 유류비가 저렴한 SUV를 소유한 어느 오너분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디젤차는 공기를 연소실에 강제로 밀어넣는 터보차저, 공기를 냉각시키는 인터쿨러, 그리고 엄청난 압력으로 연료를 분사시키는 초고압 인젝터,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재순환장치 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반떼 AD 등 디젤과 가솔린이 같이 출시된 모델들을 보면 디젤이 200-300만원 더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디젤은 장거리주행 비율이 높을수록 연비가 좋아 유류비가 크게 절감되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1년 3만km 이상인 경우 디젤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장거리주행 용도는 디젤차를 사라고 권장합니다. 그리고 어느 자동차든지 시내주행보다는 장거리 고속주행비율이 높을수록 자동차가 고장이 안나고 연소실에 카본이 덜 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 사진을 보시면 흡기매니폴더에 슬러지와 카본이 심하게 축척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 장거리 주행 비율이 높습니다. 위 사진은 해당 오너분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사진이고 차종은 현대 투싼 IX이며 현재 8만9000km를 주행하신 상태라고 합니다.


이분은 운행 중 EGR 경고등이 점멸되면서 이상증상을 느껴 센터에 증상을 의뢰하니 EGR 밸브가 고장났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EGR밸브는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블로바이가스를 재순환하는 장치이며 질소산화물 정화목적도 있지만 고속, 가혹주행시 연소실 내부 온도를 적정하게 제어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EGR 밸브와 연결된 호스를 빼고 달려도 단기간에는 문제없지만(오래된 디젤차는 매연도 안나오는 효과가 있긴 합니다^^) 장기간에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고 무엇보다도 배기가스 재순환 과정을 거치지 않아 그만큼 질소산화물이 많이 나올 확률이 높죠.


이 오너분께서는 결국 EGR 밸브 신품으로 바꾸고, 연소실 클리닝 인젝터 영점조정 등을 거쳐 약 67만원을 지불해야 했으며 이 외에 현대 싼타페를 소유한 다른 오너분도 EGR 밸브가 고장나서 EGR 밸브 교체하고 클리닝 과정을 거쳐 30만원의 돈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연료비 절약한 돈이 수리비로 나간 사례



물론 EGR 밸브는 반영구적으로 쓰이는 부품이기 때문에 보통은 폐차할 때까지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디젤차는 초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하고 공기를 강제로 연소실에 넣으며 배기가스 정화장치가 가솔린, LPG보다 더 복잡해 예열과 후열 그리고 주기적인 클리닝 등 섬세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디젤차를 소유하다가 부품 고장으로 큰 돈 들여서 수리비를 지불하신 분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연료비 절감으로 돈을 절약해도 오래 타면 나중에 절약한 돈을 다시 수리비로 나가게 되더라”라고 말이죠 물론 오랫동안 소유하고 주행거리가 많아도 별다른 고장이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솔린(자연흡기 엔진)의 경우 연료비 부담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수리비 부담이 적고 디젤은 연료비 부담이 적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큽니다. 거기에 디젤은 대체로 엔진오일 교환비용 등 소모품가격도 가솔린보다 부담이 더 큰 편이죠. 세상은 공평하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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